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정권을 물려받을때, 내심 남북한관계에 대해서 기대한 바가 있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얻은 정보로서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젊은 지도자라는 소문이 있었던것 같다. 김정일 위원장과는 달리 양성적인 성격이 있으니 적어도 대국적(大局的)인 정치를 할 것이라는 예측을 했었던것 같다. 시간이 흘러 북한의 태도는 나아지는 것이 없고, 생각과는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건강해보이지 않았다.
신체의 변화에 의해 자신과 주변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몸소 체험한 적이 있었다. 어렸을때부터 허약하고 병치례가 많아서 성장기 내내 굴욕의 시간을 보내다가 27세될 무렵에 운동을 하면서 살을 찌우기 시작했다. 1년여만에 20킬로그램정도 늘어난 체중과 두툼한 목과 가슴을 뽐내며 다녔다. 스포츠 머리에 양복을 입고 나서면 불심검문을 당하는건 예사고,그동안 허약하다고 섭섭하게 대했던 동기들을 찾아서 들었다 놨다하는 굴욕을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매일 기분이 나빴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았던 탓인지 몸과 마음이 상쾌하지 못하고 다리가 무거운 것이 세상과 삶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주변인들도 편치 못했지만 급기야 내 자신이 먼저 피폐해졌다. 그래도 순식간에 체중을 마음대로 불리는 의지에 대해서는 비범하다는 칭찬들이 있었는데, 비범하긴 했다. 근육질의 날카로운 눈을 가진 덩치의 생김새와는 달리 전체적인 건강은 비범하게 불량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 1908 -1961)는 인간은 신체로서 세상을 살고 있으며 신체로서 세상과 상호작용을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신체가 달라지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것이라고 말한다.
하루는 전철을 탔는데, 모 예술대학교 오티가 있었던 날인듯, 검은 대학자켓을 입은 대학생이 여럿이 타서 떠들기 시작했다. 예쁜 여학생들은 떠드는 것도 예쁘다는 말을 하기 이전에 대화내용자체가 무척 긍정적이고 재미있었다. 문득 음주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대상없는 욕설을 입에 담던 연배있는 사람들이 생각이 났다.
역사학자 아놀드토인비는 유능한 지도자의 조건으로서 건강한 스태미너를 이야기하고 있는데,좋지 않으면 극복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컨데, 권력이 강하여 영향력이 강할수록 리더의 건강이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칠것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는듯 하다. 사담후세인이 기이한 착란적인 정치행태로 공포정치를 폈단 사실을 되새기며 오래전 사진을 살펴봤는데, 마음씀씀이도 기이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쨌거나 나와 영향을 주고받는 누군가는 항상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무에게나 운동을 할것을 권유했다. 하물며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권력있는 사람들이 건강이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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