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침체되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이념(아니면 이념적 경제인지)이 배경이 된 이유로 국민을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경제적 중저소득층의 소득이 너무 낮아져서 국내수요를 창출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중산층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중저소득층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한국에선 이미 중산층이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생각된다. 흔히 정부정책의 척도로 삼는 '중산층'을 현실경제에서 만나기 힘들었을뿐만 아니라 주관적인 관점에 잡혀서 그런지 경제환경이 조악한 내 관점으로는 모든 시민들이 저소득층으로 보이고 '공식적'으로 중산층인 시민들은 '매우 부유한' 시민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기는듯 했다. 현실이 아니라 착시현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한국민들의 삶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장기침체를 겪는 일본경제는 국민들의 소득대비 저축률이 높아서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고 국민들이 저축한 돈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데 경제적 침체의 원인이 있다고 말하는듯 하다.
프리스턴 대학교 경제학교수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1953 ~ )은 10여년전 The Accidenal Theorist 라는 저서에서 지나친 저축성향때문에 수요가 없는 일본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찍으라(PRINT LOTS OF MONEY)는 제안을 한다. 돈을 많이 찍으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게 일반적인 의견이지만 인플레이션은 지출이 생산능력을 초과하여 발생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볼때 일본인들의 지나친 저축성향은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정도로 과도한 지출을 상쇄시키고 소비수요를 적절하게 창출할 것이라고 명쾌하게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그런 명쾌한 해결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이 돈을 더 찍어내어 통화량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1980년대후반의 거품경제가 꺼진데 대한 반동으로 1990년대부터 침체가 시작되었다는 일본은행과 대장성 관리들의 믿음때문이라고 크루그먼 교수는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일본은 과거의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때문에 통화량을 늘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어쩌면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시기적 상황에 적절하고 순발력 있는 경제정책을 펴야 한다는게 크루그먼 교수의 논리인듯 하다.
한국은 일본과 비숫하게 내수침체의 상황을 겪고 있지만 과거의 나쁜 경험이 개선을 위한 노력에 발목을 잡는 일본과는 달리 '신자유주의 경제'라는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가치관이 개선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것 같다. 한국경제는 소비수요가 생산과 공급, 나아가서는 투자까지 연결이 되며 기업가와 근로자를 비롯한 경제적 시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지극한 진리를 배제시키고 해결책을 찾는듯 하다. 기업가나 노동자, 우파나 좌파라는 이분법적으로 나눈 관념에 맞추어서 한 편을 희생시켜야 다른 한 편을 살릴 수 있다는 제로섬적인 사고에 물들어 있는듯 하다.
어쩌면 일본과 같은 경제적 트라우마가 아닌 정치적 트라우마가 경제분야까지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 한국경제가 침체되는 근본적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