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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5일 금요일

생각하지 않는 신화와 이성


참담한 사태의 와중에 사태의 배경이 될 수 있는 종교와 사태의 본질을 흐트릴 수 있는 분단과 관련된 이념적인 관점으로 관심을 유도하는 유명논객의 이름이 인터넷 검색어의 순위에 나란히 올라 있는것을 보며 사람들의 고통이 종교적 믿음이나 이념보다 가치가 없는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 와중에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도 그렇지만,인간은 욕망이 강할수록 종교에 포섭되기 쉬우며 지식이 많을수록 현학적 사고에 포섭되기 쉬운 역설적인 주제들이 엄청난 한 사건속에 어김없이 표현되어 나오는것이 신기하게 예측했던 바가 있다. 도대체 한국에서 일어나는 재난에 종교나 이념이 관여하지 않는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정치학자인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 1903~1969 )와 호르크하이머(Max Horkheimer 1895~1973)는 공동으로 저술한[계몽의 변증법]이란 저서에서 신화의 신비적인 요소가 도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데,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인 성질을 가졌다는 계몽사상은 신화로부터의 탈출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독단으로서 새로운 전체주의로 변질된다고 말한다. 당시 두사람이 겪었던 극우적인 성질의 파시즘과 극좌적인 성질의 공산주의의 야만성과 학살극을 경험하면서 두 사람은 합리성이란 이름으로 인류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이념에 대해서 환멸을 느꼈던것 같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러서 한국에서는 도덕적이지 못한 신화가 만든 재난과 그 재난을 합리적이라고는 하지만 전혀 합리적이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독단으로 이념적인 해석과 계몽을 하는 진부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것은 매우 못마땅한 일인듯 싶다. 누가 뭐라 해도 고통의 시간은 고통 자체가 본질인 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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