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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9일 월요일

한반도의 수평폭력문제


수평폭력이란 강한 힘에 의해서 억압받은 누군가가 억압을 하는 당사자에게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자신과 동등하거나 더 약한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현상을 말한다.

남아프리카의 정신의학자인 조셉 월피(Joseph Wolpe 1915 ~ 1997)는 신경증 환자들의 불안감과 공포를 없애는 방법으로서 작은 자극을 반복하면 내성이 생겨서 큰 자극에도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내 놓았다.

숙청당한 장성택과 그 주변인물들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살벌한 여론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이례적이거나 특이한 상황도 아니기에 별 감흥이 없이 보고 넘겼다. 아마도 조셉 월피의 연구결과처럼 사회에 만연해 있는 비숫한 류의 상황들을 많이 접해서 내성이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언젠가 직장 간부의 수평폭력에 대해서 생각한적이 있었다.카리스마와 권력지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경영주 밑에서 항상 순종하면서도  부하직원들에게 매몰차게 대하였다. 부하직원들은 그에 대한 저항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사보타쥐를 하며 비능률을 유도하고 있었고, 회사는 점점 무너져가고 있었다. 이 문제를 경영주와 해당간부에게 논의해보았지만 자신들이 자각할 수 없게 녹아들어간 습관이라서 설득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기억이 난다.

때로는 잔인한 범죄의 희생자들이 대게는 사회적 약자라는 사실도, 이면에 과거 범죄자의 억압된 의식이 표면화된 수평폭력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경쟁을 비롯한 권력적인 관계나 상하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에 수평폭력이 만연해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한반도는 수평폭력이 만연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것 같다. 짧게 생각하면 내가 속한 공동체를 비하하는 내용 같지만 어쩔 수 없는 숙명처럼 주어진 조건을 합심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치유책으로 냉철하게 판단하는게 좋을것 같다.

한반도는 조선왕조의 수직적인 사회관계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일제치하라는 강력한 사회적 억압을 받은 경험이 있다. 한국은 작은 나라는 아니지만 주변 강대국에 의해서 국가에너지의 분출이 힘들어 지면서 내부투쟁의 에너지로 전환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때로는 사회의 전반적인 억압속에서 군대라는 상하관계에 익숙한 집권자가 장기적으로 집권을 하였던 과거사도 한반도에서 만연하는 수평폭력에 힘을 실어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공영(共煐)이라는 목표에 집중하지 못하고 권력적인 관점속에서 발생하는 수평폭력의 종국적인 사태를 북한의 장성택숙청사건에서 볼 수 있는데, 상하관계나  내부경쟁관계에 민감한 한국내에서도 이런 문제를 고려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한 고려가 치졸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사기와 국제정세를 헤쳐나갈 국가의 능력을 재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판도 아니고 정략도 아니며 능률성의 문제로서 고려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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