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한국의 특수부대와 프랑스의 외인부대를 제대한 준수한 젊은 분이 경찰특공대시험을 본다는 기사를 신동아에서 읽은적 있었다. 기사의 마지막에 사격연습을 위한 실탄값때문에 곤란을 겪는다는 내용도 있었다.
가끔 일반인사격장에서 권총사격을 하고나면 경찰특공대의 사격부문 합격커트라인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간다. 사실 경특대의 사격커트라인은 왠만해서는 넘기 어려운 벽이다. 임무의 중요성 만큼이나 높은 실력을 요구하는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총기자유화가안되는 한국에서 그 실력을 갖추기란 참 힘들것 같다. 군대에서 권총을 많이 쏘아 보았거나 사격선수를 해본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경제적으로 넉넉해서 발당 2000원이 넘는 실탄을 임계량이 넘는 훈련으로 대량으로 낭비하거나 해야 한다.
2년전 사격을 시작할때 스포츠를 위해서 사격을 하기때문에 많지않은 시간이지만 아주 합리적인 프로그램을 짜서 훈련을 했다. 오죽하면 사격을 위해서 스케이팅을 시작한게 이제는 선수생활을 했다고 해도 안믿을 사람이 없으니 그 정성을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썼으면 위인전 쓸 뻔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후회스러운 날들과 좋지 않은 어떤 현실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정신을 갖춘다는 목표로 시작했으니 비난 받을 일은 아닌것 같다.
가끔 2년전 사격을 배울 무렵 블러그에 올려놓은 실탄권총표적지를 본 분들이 가끔 권총을 쏘는 방법에 대하여 문의를 하시는 경우가 있다. 그럴땐 전문적으로 사격을 하시는 분들이나 공권(公權)을 위해서 실력을 갖춰야 하는 분들에게는 죄송스러울 뿐이다.
무술이나 사격같이 전투적이고 대립적인 상황을 내면에 깔고 그런 나쁜 상황들이 표면화되는 것을 억제하며 훈련을 해야 하는 스포츠종목들은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다소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선한 자'거나 '악한 자'거나 둘중의 하나 편에 서야 되는 상황을 강요받는 일도 있다. 만약 한국이 총기자유화가 되어 있다면 그런 현실은 더 극명해 질 것이다.
총은 세 부류가 있는것 같다. 공권력을 위한 총, 살생을 위한 총, 극기를 위한 총이다. 극기를 위한 총은 순수하게 스포츠를 위한 총이다. 사격장에서 절대로 '기분'내지 않고 냉정해질려고 노력하는데 기분내기 시작하면 총의 성질이 나빠진다. 나에게 총은 멋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적절하게 선택한 명상의 방법이기도 하다.
어떤 경찰특공대 수험생분에게 실탄권총 쏘는 법을 조언하였다. 주제파악을 못하는거 같지만 질문하신 분이 초보일것을 기대하며 답변을 하였다. "방아쇠는 냉정하고 부드럽게 당기십시오. 방아쇠가 턱소리가 나며 걸리는 그 순간도 최대한 부드럽게 넘어 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