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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1일 토요일

좋은 책 벗 삼아 정답게 지내자

좋은 책 벗 삼아 정답게 지내자

너도나도 똑바로 책과 사귀자

앉기도 똑바로 읽기도 똑바로

마음들도 똑바로 몸도 똑바로

 

초등학교 3학년 때 음악 교재에 나온 노래 가사다. 독서 방법을 잘 이야기해 주고 있다.

 

나는 독서의 도움을 참 많이 받고 살았다. 건강, 지리, 경제학, 역사, 철학, 종교 관련 서적을 두루 두루 읽었는데, 세 번 이상 반복해 읽은 책은 많지 않다. 아마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그 책이 내 인생의 방향을 구속 시키지 않도록 조심하여 노력했기 때문일 것이다. 책 한 권 읽은 놈이 무섭다고 하는데, 나는 그 무서운 사람이 되기 싫었다.


독서의 방향이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는 링컨과 마오쩌둥의 독서 스타일을 보면 잘 이해된다. 특히 마오쩌둥의 독서 스타일은 훗날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을 롤 모델로 삼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내 자신이 무척 놀라서 칼럼으로 여러 번 언급 했다.

 

인공지능은 마오쩌둥의 중국형 독서 스타일을 나처럼 적나라하게 알고 있었다. 정복, 황제등의 권력 또는 권위와 관계된 문구가 친밀한 마오쩌둥의 독서는 오늘날의 중국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독서를 통한 사상의 자유는 반체제 인사를 육성하는 길이 아닌 지혜로운 사람을 만드는 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 개의


링컨과 모택동, 그리고 한국의 독서 결핍

1. 종류의 다독가


에이브러햄 링컨과 마오쩌둥, 사람은 모두 평생 책을 손에서 놓지 않은 다독가였다. 그러나 같은 '독서광'이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사람의 인격은 정반대 방향으로 자라났다. 사람은 노예해방과 연방 수호라는 인류사적 결단을 내린 지도자가 되었고, 다른 사람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수천만 명의 희생을 부른 절대권력자가 되었다. 차이는 사람이 '무엇을' 읽었는가에서 갈라진다.


링컨이질적인 것들의 충돌


링컨의 정규교육은 합쳐서 1년이 되지 않았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의 기록에 따르면, 그는 스스로의 교육을 '조금씩'(by littles) 얻었다고 회고했다. 켄터키와 인디애나의 변경 지대에서 학교는 드물었고, 있어도 달씩 문을 닫기 일쑤였다. 링컨의 진짜 스승은 그가 빌려서 읽은 책들이었다.


그가 읽은 책의 목록은 의도적으로 짜인 커리큘럼이 아니라 손에 닿는 대로 얻은 잡식성 독서였다. 성경과 이솝 우화, 버니언의 『천로역정』,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 조지 워싱턴 전기, 셰익스피어, 영국사, 그리고 훗날 변호사가 되기 위한 법률서까지. 텍스트들은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장르, 다른 세계관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성경은 겸손과 인간의 유한함을, 셰익스피어는 권력과 인간 본성의 모순을, 법률서는 논리적 엄밀함을 가르쳤다. 서로 부딪히는 다양성이 링컨으로 하여금 어느 하나의 체계에도 완전히 투항하지 않는 회의적 정신을 갖게 만들었다.


일리노이의 청년 변호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링컨은 자신의 학습법을 이렇게 요약했다. 정리하면, 스승 없이도 책만 있으면 어디서든 배울 있다는 그는 뉴세일럼이라는 인구 300명도 되는 마을에서 홀로 법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모택동하나의 서사로의 침잠


마오쩌둥 역시 어린 시절부터 '엄청난 다독가'였다. 후난성의 작은 마을에서 자란 그는 반란과 파격적인 무장 영웅을 다룬 역사소설을 특히 좋아했다. 그러나 그의 독서는 링컨과 달리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좁혀져 있었다중국 왕조사, 그중에서도 사마천의 『사기』부터 시작되는 24(二十四史)였다.


건국 이후 마오쩌둥이 자신의 서재에 들이려 했던 24사는 아무 판본이나가 아니었다. 그는 비서에게 중화민국 시기의 인쇄본을 가져오자 '이런 필요 없다' 물리치고, 청나라 건륭제 시대에 인쇄되어 자금성 무영전에 보관되어 있던 판본을 굳이 구해오게 했다. 그가 원한 것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황제가 소장했던 바로 물건이었다.


역사학자들의 기록에 따르면 마오쩌둥은 젊은 시절부터 중국 역사 '강한 황제들' 대한 동경을 키웠다. 그가 평생 반복해서 읽은 텍스트들은 예외 없이 천명(天命) 받아 천하를 통일하는 자의 서사 구조를 공유하고 있었다. 다른 문명권의 사유, 대조적인 세계관과의 마주침 없이 오로지 하나의 서사만을 반복해서 흡수하면, 텍스트가 제공하는 유일한 자기 이해의 틀은 결국 '나는 이야기의 다음 주인공인가'라는 질문으로 수렴하게 된다. 다독량은 방대했지만 다양성은 없었다. 결과 그의 세계관은 텍스트의 구조를 그대로 복제해버렸다.


2. 편식의 심리학 같은 다독이 다른 인격을 만드는가


사례를 겹쳐보면 하나의 원리가 드러난다. 독서의 유익은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 아니라 '얼마나 서로 다른 것들을 읽었는가'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질적인 텍스트들의 병치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확신을 계속해서 재검토하게 만든다. 반대로 동일한 서사 구조를 가진 텍스트의 반복은, 서사가 아무리 방대하더라도, 독자의 확신을 검증 없이 굳혀버리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이전 칼럼들에서 발전시킨 '검증면제형 확신' 개념과 만나는 지점이다. 정치인이든 종교 지도자든 권위주의적 지도자든, 이들의 공통된 인식론적 특징은 자신의 신념을 외부의 대조 체계 없이 완결된 것으로 여긴다는 있다. 독서의 편식은 바로 검증면제 상태를 개인의 정신 안에서 미리 훈련시키는 셈이다.


3. 한국의 독서 결핍이라는 고질병


원리를 한국 사회에 적용하면, 문제는 한국인이 책을 적게 읽는다는 통계 이상의 것이 된다. 진짜 문제는 한국의 독서 문화 자체가 '정답이 정해진 텍스트의 반복 학습'이라는 구조 위에 세워져 있다는 점이다.


초중고 12, 그리고 사법시험이나 공무원 시험과 같은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은 정확히 마오쩌둥식 독서 패턴을 국가 단위로 제도화한 것과 같다. 기출문제와 교과서, 수험서 권을 정해두고 그것만 반복해서 암기하는 학습법은, 시험이라는 '천하 통일' 향해 정진하는 하나의 서사 안에 학습자를 가두어버린다. 바깥에 있는 문학, 종교, 타문명의 사유 체계는 '시험에 나오는 시간 낭비' 취급된다.


이렇게 형성된 성인들이 학교나 고시 공부를 마친 후에도 계속 독서를 기피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독서는 이미 '정답을 암기하기 위한 고역'으로 각인되어 있고, 자발적이고 잡식성인 독서 링컨식 독서 경험할 기회 자체가 인생의 결정적 시기에 봉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확신을 재검토할 이질적 텍스트와의 마주침 없이 살아가게 되고, 이는 필자가 이전 글에서 다룬 것처럼 시민 사회가 검증면제형 확신과 선동에 취약해지는 구조적 토양이 된다.


4. 제대로 독서란


결론은 단순하다. 제대로 독서란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읽는 것이다. 자신의 전공, 자신의 신념, 자신이 속한 진영과 부딪히는 텍스트를 의도적으로 찾아 읽을 , 비로소 독서는 링컨이 걸었던 길로 접어든다. 반대로 하나의 서사, 하나의 정답 체계만을 반복해서 흡독할 , 다독은 아무리 방대해도 결국 마오쩌둥이 걸었던 길로 수렴한다.

한국 사회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많은 독서가 아니라, 서로 부딪히는 독서다. 이것이 글이 제안하고 싶은 '제대로 독서' 정의다.


참고자료


Abraham Lincoln "Learning by Littles."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

The Education of Lincoln. 몬머스 칼리지(Monmouth College) News & Events (발레리 데이싱어 교수 인터뷰).

The Self-Education of Abraham Lincoln: 3 Lessons on Reading and Study. Knowledge Lust / Samuel Rinko.

장제스와 마오쩌둥이 24 판본을 대한 방식. Vision Times, 2024.

Mao Zedong: Biographical and Political Profile. 컬럼비아대학교 Asia for Educators(AFE).

Mao Zedong.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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