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기에 사설학원에서 법학이나 사회과학을 지도하기도 했고, 종교를 엿보기도 했는데, 이념 문제를 숙고하기 위한 매우 장기적인 태도였다. 그런데 실천보다 말과 생각이 앞선 생활을 한 것 같다. 지금은 마음의 상처로 남는다. 스포츠, 공장노동자, 버스기사등에 몰두한 것은 순수해질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내 의도와는 달리 한국 사회를 서서히 망가뜨려가는 실물경제나 현장 근로에 대한 천시 현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한국 사회는 근로해서 경제생활을 하는 것을 부끄럽게 만든다.
나는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북한경제 중심의 개발 경제 위주로 집중을 하다보니 주식이나 채권, 기업합병 같은 금융 경제 부분을 멀리했다. 요즘들어 정치권력과 그 주변이 주가조작이나 경제 사기 같은 일로 시끄러워지는 것 같아서 나도 책을 몇권 사서 몰입해봤다.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약간의 법학지식과 경제 지식과 뻔뻔함만 있으면 우리 선량한 시민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문제는 선량한 시민 다수가 마음을 바꿔 사기로운 경제생활을 일반화 시켜갈 때 우리 사회는 회복할 길이 없이 병 들어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금이 위험할 때다.
나는 이 현실이 청년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좀 더 행동보다 말과 생각이 는다.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훨씬 복잡하지만 얄팍하고 민첩한 생각이 늘어날 것이다.
한 편으로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을 완전한 적성국으로 낙인 찍은 일에 대해서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이념에 대해서는 북한도 한계를 보이고 있고, 한국도 한계를 보인 것이다.
내가 김정은 위원장이라면 진보와 보수가 교차해서 집권하면서 북한에 대해서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점에 대해서 끌려다니지 말고 확고한 태도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내가 한국 대통령이라면 북한이 시장경제화 되지 못하는 사회주의 이념국가로 존재하는 한은 북한에 대해서 어떤 교류도 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요즘 프랑스 총선에서는 예상과는 달리 극우정당이 힘을 못 얻었다. 극우이념이나 극좌이념은 자극적인 태도 때문에 실제보다 커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긴다. 그러나 현실은 실용주의의 길이 옳았다. 젊은 마크롱 대통령의 시대는 아직도 순수의 시대다. 한 편으로는 젊은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도 실용주의의 길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
나이가 들면 다른 지능과 함께 윤리 지능도 떨어질 수가 있다. 나이가 들면 생각만 민첩해지고 난폭해질 수 있다. 우리 모두 그 때를 조심해야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