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을 지나가다 대통령의 생가라는 간판이 보여서 시골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기념관이
있었다. 존경의 여부를 불문하고 대통령기념관이라는 것은 과거 출세주의 전통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당 대통령을 반대하는 국민이
절반에 가까운 이념국가인 한국에서 대통령기념관이 온전한 정서로 다시 찾아올 장소가 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하물며 많은 국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대통령기념관의 자판기 커피는 회전률과 유통기한을 생각해야 할 정도로 마시기 꺼려지는 면이 있었다. 그만큼 방문객이 없는 것
같다.
대통령이 걸어온 자취가 기념관 내외부와 팜플렛에 서술되어 있었다. 한국구세대의 의식속에
뿌리깊게 잠재해 있는 출세주의가 서술되어 있었다. 전통과 충절의 고장에서 어려운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내고 적절히 공부 잘하고, 적절히 민주화
운동을 했으며, 샐러리맨으로 입사하여 대기업의 사장까지 승진하는 샐러리맨의 신화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까지 찐득거리며 비난할 건
못되지만 이념문제에 대한 오해로 해당 대통령과 그 당시의 정보기관 그리고 배후세력의 삼위일체적인 찐득거림에 세월을 낭비한 전력이 있는 몸으로써
유머스러운 보복을 취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 자신에게 다분히 있는듯 하다.
언젠가 밝혔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습관이 되어있는 기업가가 국가의 경영을 맡는
문제는 사익(私益 / a private profit)과 공익(公益 , 共益 / a public profit)의 경계를 모호하게 여길수
있는 상황으로 악화될 여지가 있는듯 하다. 집중력이 대단하지 않은 바에야 피치못할 일로 생각이 되기도 한다.
출세주의나 수직적권력관계는 왜 문제가 될까.
의외로 많은 경영자들이 자기 자신의 역할을 하부조직에서 올라오는
아이디어들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사고방식은 회사 전체 분위기를 무기력한 상황으로 몰고간다.
그런 상황은 다음의 시가 잘 묘사하고 있는데, 이 시는 어느 날 런던 유니레버(Unlever)사의 게시판에 누군가가 핀으로 꽂아놓은 것이다.
이 나무를 따라
저 아래 뿌리에서부터 최고층의 왕좌까지
아이디어들이 넘쳐 올라가지만
내려오는 것은 "안 된다" 소리뿐
- Peter F.Drucker on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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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진 재능과 결정력을 공익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 한국
구세대인듯 하다. 상승욕구만 있는데, 목적에 부합하는 온전하고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질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관료출신이나 계급집단내에서
일하는 지인들과 대화를 해보면 계급주의를 혐오하면서도 자신의 관점은 계급의 잣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많이 포착하곤 한다.
그러니까 자신이 계급주의를 경멸하면서도 높은 계급을 지향하는 내면이 포착되는데, 결국 자신이 계급이 낮은 것이 고통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어려운 시절을 겪고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가 아닌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 어려운
시절을 겪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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