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적호기심이 전혀 충족되지 않거나 개방성이 없는 일을 할때면 북한사회를 너무 잘 이해하는 시간이 되곤한다. 정신적인 근본부터 이념에 갇힌 체제에 권위주의적인 정치체제의 억압, 단순한 경제와 문화구조속에서 북한 인민들이 어떤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생각은 가지지 않는 것이 좋을것 같다. 획일적 교육의 무익함은 오래전부터 서양의 교육학자들로부터 주장되어온 바 있기 때문이다. 북한사회의 교육은 이념적인 문제로 아주 실패했고, 한국의 교육은 자유시장교육에서 단기적 이익추구의 문제때문에 어느 정도 실패한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의 교육도 사회체제나 규범의 단순성때문에 실패한 결과 경제적인 성장에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되고, 모택동은 당시로서는 급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과거의 고전에 치중한 독서로 등소평과 주은래에게 제대로 된 개혁의 과제를 넘겨준 것으로 생각된다. 교육은 참으로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것인듯 하다.
어렸을때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학교를 여기저기 옮겨 다녔다. 공부하라고 하는 어른이 없어 이책 저책 가져다 읽고, 나중에는 이일 저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내 자신은 타율적인 교육에 익숙치 않았던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런 저런 모습으로 환경에 동화되며 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를 가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확실한 것은 발전을 할려면 변화가 필요하고, 변화를 위해서는 타율적인 교육이 무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완전한 자율적인 교육을 중시하는 루소와는 달리 칸트가 말하는 의무를 강조하고 도덕적인 훈육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사실인듯 하다. 칸트는 인간의 내면속에서 자연성과 도덕성,감성과 이성이 항상 대립하며 싸우기 때문에 악한 본능인 자연성과 감성을 선한 도덕성과 이성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교육은 자율적으로 그런 선한 성질을 배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루소의 저서 [에밀]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왔다.
에밀은 나이가 더 많고 키가 더 큰 아이들이 힘도 더 세고 지식도 더 많다는 사실을 안다. 에밀은 언젠가 그 자신도 그렇게 힘도 세지고 키도 크게 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느긋하게 이를 기다릴 줄 안다. 서두르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능력은 교사에 의해 장려된다. 교사도 그래서 모든 교육에 있어서 결코 조급해하지 않는다. 시간은 있다. "시간을 낭비하라."
마치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쓰가 말한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떠나는 것과 같다. 어차피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서두를 필요 없다."라는 명언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한 번은 나의 부친과 연루된 일에 화가 나자 부친을 체험할겸, 좋지않은 상황에 방어도 할겸해서 일본 스파이학교의 훈련체계를 기반으로 자율적인 훈련을 몇개월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건강등을 비롯하여 효과는 좋은 것 같았다. 그런데 칸트가 말한 의무와 도덕적 성향에 있어서 조금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아 양지에서 양지를 추구하고자 스케이팅과 수영등의 운동과 독서를 많이 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적이 있었다. 이것 저것 시도하거나 여기 저기 관찰하고 경험한 것으로 생각하면 분명히 자율적인 것이 좋고, 서두르지 않는 것이 유익하다는 결론을 내린듯 하다.
루소는 소년기의 호기심이 학문에 관한 열정이나 관심을 갖게 만든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이가 들어서도 호기심을 잃지 않으면 노화가 늦추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렴풋이 경험도 하는듯 하다. 어느 일을 하든지 어느 장소에 있던지 내 자신은 소년같은 호기심이 왕성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그런 호기심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환경에 억압받으면 동화되지 않을려는 노력으로 여가시간을 애써 챙기곤 하는데, 게으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에너지가 충족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많다.
전투, 강성, 속도등의 단어가 지배하는 사회임에도 발전을 하지 못하는 북한사회의 문제를 이쯤 되면 이해할 것 같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 좀 더 여유로운 시간속에서 자신을 스스로 발전시켜나가는 존재라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악한 본능과 싸워 선한 도덕성을 가질려는 노력조차도 국가가 챙겨주는 것이 아닌 개인이 노력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 시급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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