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전 들고양이 새끼를 구제했다. 다리를 다친 새끼고양이를 어미가 물고 친한집의 대문앞에 놓아두고 갔다. 고양이 어미는 감당못할 새끼들은 인간에게 구제요청을 한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것 같았다. 금방 죽을것 같이 조용하더니 안아올리자 표정이 밝아지고 울음소리가 맑았다. 돌봐줄 여건이 못되어 동물보호센터에 연락을 했다. 집고양인지 들고양인지 물었다. 물론 상관없이 구제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더구나 새끼인 경우는....... 들고양이라고 하면 구제해주지 않을것 같아서 집고양이라고 했다. 들고양이와 집고양이에 대한 공정한 대우가 떠 올랐다. 그리고 대접받는 환경에 대해서 생각했고, 특히 이번 조선소구조조정때 버려진 최하계층의 하청노동자인 물량팀에 대한 생각이 났다.
조선소에 대한 생각이 많은 것은 이유가 있다. 10여년전 이민을 가서 외국조선소에서 일해볼려고 강릉의 수중용접학교에 입학할려고 하다가 경쟁이 심해서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 후에도 덕소의 한강변에 있는 직업학교에서 배울려고 했는데, 산업기사자격증을 얻어도 경력이 없는 초보자가 일거리를 얻기가 쉽지않다는 소문이 있어 비싼 비용대비 얻어지는 이익을 생각해서 포기하고 그 때문에 수영실력만 짱짱해졌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수중용접을 제외하곤 용접이란 용접종류는 다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직업은 그게 아니라도 운동신경이 있어서 그런지 예리한 손기술을 보여주곤 했다.
용접학원원장은 조선소에서 몇년 일하면 상당한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처지가 된다고 했지만 나는 그게 아닌걸 알고 있었다. 오래전 고압선을 타는 활선에 관심이 있어서 알아봤는데, 위험한 일이라고 사람들이 꺼리는 것이 아니었다. 일할 자리만 있으면 목숨이라도 바칠 사람이 많다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니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생각하면 많은 연봉이 주어지는 조건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금수저출신의 정치인이 철없는 소리를 하는 것을 몇 번 블러그상으로 타박한 적이 있지만 세상은 넓고 험한 일이라도 할려고 하는 이는 너무 많다. 복지나 사회안전망시스템이 갖추어진다고 국민이 게을러진다는 기묘한 이야기는 어떤 발상에서 비롯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정치인이 될려면 고생을 해봐야 한다.
그런 발상으로 정치를 하는 사이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이번 조선소의 구조조정에서도 최하층의 먹이사슬에 있는 물량팀의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해고 되었다고 한다. 고용보험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들고양이같은 노동자들이다. 들고양이든 집고양이든 기본적인 권리는 공정하게 주어져야할듯 하다. 물론 이념문제가 아니고 공정성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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