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구아이 전직 대통령 호세무히카는 도시게릴라출신이다. 좌파라고 불리는 극단적인
사회주의자였다. 그러나 우파적인 입장을 받아들이면서 대통령도 되었고, 우루구아이를 잘 이끌어 온 것으로 우루구아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정치지도자다. 무욕(無慾)의 철학자와 같은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13년이란 오랜세월을 독방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깊은 것을 깨달은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좌파적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둔 무장투쟁을 하는 격렬한 환경에서 생각할 수 없었던
것들을 감옥의 독방에서 생각한듯 하다. 평범하거나 다양한 일상에 묻혀있으면 사색의 깊이는 얕은 희망과 재미에 휩쓸리기 마련인데
호세무히카대통령은 오랫동안 구도자(求道者)의 길을 걸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념적인 투쟁으로 고난을 경험하고, 수감생활로 고독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인생과 삶을 통찰하고,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게 된 성인(聖人)을 평범한 일상적인 사람의 생각으로 해설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전기를 읽다가 이념문제와 관련해서 몇가지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쉽게 대화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나의 존재방식과
관련되는데, 그것은 어떤 정보를 이미지로 받아들일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일들이란 언제나 단순한 법이지요. 따라서 단순하게 전달할 수
없는 것들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쉽게 접근해야 합니다. 나는 이것을 푼타 카레타스의 감옥에서 배웠습니다. 누군가
감옥에 들어가면 다시 나갈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그 공동체를
돌봐야 합니다. 그러려면 생각을 간단히 전달해야만 하지요. 그들의 은어와 문화를 알아야 합니다. 필요에 의해 나타난 것들은 통합되고 고유한
스타일로 바뀝니다.
단순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안다면 모든 이들과
소통하게 되지요. 일부 계층이나 한정된 집단하고만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범위는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정치는 매우 분명한 소통의 방식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 말이 어떤
주제가 되었든 그와 상관있는 사람들은 물론 상관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들의 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면 허공에 대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심지어는 말하고 있는 내용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말을 듣는 사람에게
무엇이 남느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그 남는 것이란 그들을 발전시키고, 그들의 상황을 개선시키며, 그들에게 근본적인 것을 깨닫게 함으로써, 인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의사소통은 진지한 작업이어야 해요. 말의 형식과 운용이 아니라 서로가 인간
창조물을 바라보게 한다는 의미에서 진지해야 합니다. 이것이 첫번째 단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첫번째 단계를 완전히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되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TV방송에 출현할 기회를 얻는다면, 그게 단 1분밖에 안 되는 시간이라도 채찍질처럼 선명하게
남는 어떤 생각을 내놓아야 합니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너무 단순한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거의 언제나 동일한 것들입니다. 오래된
로맨스에서 피어나는 새롭고 영원한 꽃, 그것이 삶입니다. 피어나고, 피어나고, 피어납니다."
"독방에서 보냈던 고독의 세월 역시 나를 더 사색적으로 만든 것이
분명합니다. 그들은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읽을 수 없는 상태에서 7년을 보냈지요. 그 다음에 독서가 허락되었을 때는
과학, 화학, 물리, 수학책들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오만가지 책 속에 파묻혀 모두 읽어댔습니다. 나는 13년동안 수감되었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뒤에도 언제나 계속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그때보다 덜 읽습니다. 여기 의회에서 나는 정세 문제에 갇혀
있습니다."
- 미구엘 앙헬 캄포도니코가 지은 호세무히카의 전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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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환경에서 가장 본질적인 문제가 보이며, 단순함이 곧 본질적이기도 하며, 본질적인
것이 전체적이기도 하다는 호세무히카 전 대통령의 통찰력이 엿보이는 부분인 것 같다. 국가 공동체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은
'인간적인 기준'내에서 존중 받아야 하며, 이념적으로 편파성을 띤 가치는 호세무히카 전 대통령의 표현에 따르면 변증법의 덫에 걸려 편파성을 띤
상대(적)를 창조하게 되는듯 하다. 호세무히카는 도시게릴라전투단을 이끌면서 조직이 커지면 상대가 더욱 커다란 관심을 기울이면서 함께 방법을
다듬어 나간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호세무히카 대통령은 우군과 적군의 상대성을 통찰하고 본질을 바라보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로서 존경받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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