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조셉 토인비(Arnold J. Toynbee
1889.4.14 - 1975.10.22)는 일본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평가를 했던것 같다. 토인비의 역사연구가 절정에 이르던
시기에 일본은 패전을 딛고 눈부신 경제성장의 극성기에 있을때였다. 토인비는 일본이 끊임없이 서양에 대해서 배운다고 하였다. 그리고 서양의 병을
고쳐나간다고 일본인들의 경제적 자세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였다.
일본은 메이지유신때 아편전쟁을 통하여 서양이 군사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서양이
경제활동의 면에서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2차대전에 패전을 하고 나서도 일본은 자신들을 패배시킨 서양(특히 미국인듯 하다)의
경제적인 적극성을 본받아 경제성장에 전력을 다하고자 하는 시도를 한 결과 미국마져 위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토인비는 일본은 서양에서
일본을 생각하는 '경제적인 동물'이라는 평가와는 달리 철학과 종교(신도나 불교 또는 유교)에 의해 부과된 절도가 바탕이 되어 서양의 병을 고치고
있다고 말한다. 영국은 일본처럼 자원의 혜택이 없고 무역에 의존하는 섬나라로서 산업혁명의 부흥을 이루어냈고, 빈부격차라는 계층간의 분열도
낳았는데,노동자가 혹사당하는 역사적인 상처를 아직 잊지 못하는 반면에 일본의 산업혁명은 고용자의 노동자에 대한 온정이 배려되고 있었으며 이것이
일본의 사회적 관계를 완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의 동양적인 가족적 온정주의는 한 때 전세계적으로 본받아야 할 점으로 알려지기도
했던것 같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신하는 주군에 봉사하고, 주군은 신하를 책임져 주는 봉건적인 일본의 문화가 바탕이 되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듯 하다. 그런 탓인지 일본인들의 정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는 그렇게 신랄하지도 않으며, 정부의 국민에 대한 책임은 그렇게 소홀하지도 않은 것
같다. 확실히 일본은 사회적인 결속력이 뛰어난 점은 있는듯 하다. 하지만 토인비 사후 40여년이 지나서 생각해 보건데, 일본의 경제가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정치적인 성향마져 보수적으로 회귀할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토인비가 생각했던 일본의 강점은 약점으로 되돌아오고 있는듯
하다.
더구나 일본이 한창 경제적인 부흥을 할 당시에는 서양의 강대국들이나 동양의 중국이나 특히
한국같은 나라들이 냉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반면에 일본은 냉전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에 놓인 점도 일본이 경제적인 부흥과 더불어 사회적인
결속력도 지킬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이 아직도 분단된 상황에서 비롯된 사회적인 스트레스나 방위비 소모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일본은 좋은 시절을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토인비는 자신이 지어낸 말로 알고 있었던 "부르면 대답한다."라는 말이 훗날 브라우닝의
시 [Master Hughes of Saxe Gotha]의 넷째 절에서, 불러보렴, 누가 대답을 하겠지......란 말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그런것 같다. 개인과 사회와 국가의 역사란 보고 배우고, 잘못된 것을 고치고 개혁하며 발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전을 부르면
발전이 대답하고, 퇴보를 부르면 퇴보가 대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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