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걷는 길
한라산 중턱길을 홀로 걸었다.
옅은 눈보라는 발목을 감아 올리고,
관목들 사이로 산새는 보이지 않고
바람만 울고 있었다.
지평선은 하늘로 가는 길 같았다.
순찰차는 눈이 많을거라고 막아섰고,
그래서 걷는 길인데
끝이 없는 길을 걸어갔다.
이상에 매료되어 현실을 망각한 사람처럼
한없이 걸어갔다.
지평선에서 세로선의 날끝을
딛고 서있는데,
가로선으로 하염없이 걷고 있을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관목 사이의 바람처럼 울면서 걷고 있을 것 같았다.
- 이 형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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