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우경화현상을 생각하면서 북한의 '좌경화'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함께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원래 '극과 극'은 통하는 것이 있다고 두 국가의 이념적 편향성은 근본이 유사한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한국에서 일본과 북한이라는 양쪽 세력을 우려하거나 심지어는 공포감을 느끼는 감정은 쉽게 '뭉쳐지는'큰빗이끼벌레같은 성향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는 우파성향이 있다면 북한에 대한 우려를 호소하고 있고, 좌파성향이 있다면 일본에 대한 우려를 호소하고 있는듯 한데, 헤겔의 변증법적인 사고를 빌자면 정(正)과 반(反)은 있으되 합(合)은 좀처럼 도출되지 않는 어두운 상황은 한국을 둘러싼 양쪽의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국가들의 영향도 크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은 말할것도 없고, 일본이라는 나라도 정치학이나 사회학이 발달한 서양사회과학의 관점으로 보면 참으로 기이한 나라인듯 하다. 아니 어쩌면 국제사회의 작지 않은 하나의 세력으로써 '구분되는 정상성'으로 보아야 할지는 모르겠다. 일본은 자유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좌파정부가 들어서지 않는 국가인듯 하다. 그 이유는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듯 하다.
첫째 일본인은 동조와 복종에 익숙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인에게 있어서는 개인주의보다는 공동체주의가 훨씬 익숙한듯 한데 일본인들에게 공동체주의가 지향하는 목적은 합리적인 타혐과 설득을 중시하는 서양에서 지향하는 개인의 생존과 행복을 위한 공동체주의가 아닌 공동체를 위한 공동체주의 또는 습성과 본능에 의한 감정적 공동체주의에 가까운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솔로몬 애쉬(Solomon Asch 1907 - 1996)는 사람들은 결정을 내리기 모호한 상황이나 타인에게 배척당하기 싫은 이유로 쉽게 동조하는 성향이 있다고 말한다. 또 하버드 대학교수였던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 1933 - 1984)은 사람들은 자기에게 책임소재가 없는 이유로 비인도적인 명령에 쉽게 복종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한때 일본이라는 나라가 영원히 팽창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던 시절에는 일본의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공동체주의가 경영에서 종신고용이나 가족주의로 나타나는 모습을 오우찌라는 교수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향해야 할 경영문화의 하나로 여겨진지 얼마 안되는 듯 하다. 하지만 심각하게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정보화사회의 세계문화는 종신이나 가족같은 전근대적인 분위기의 문화와는 함께 할 수 없는 면이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로 일본의 우파는 이념을 위한 이념이 아니고 적어도 어떤 방식으로든지 일본인들의 공감대를 얻어낸것이 오랫동안 압도적인 정치세력으로서 존재하는 바탕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런면에 있어서는 이념대립으로 인한 처절한 내전(內戰)까지 치룬 한국에 비해서 이념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는 점이 이유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북한은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한국보다 더 많이 표현하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일제식민지하에서 일본이 한반도에 가져온 '동조와 복종'의 습성을 떨쳐버리지 못한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북한민들은 습성에 물들어 있고, 북한의 정치는 집권을 위한 도구로 그 습성을 최대한 이용한 형국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이념적 분란을 압도하는 걱정거리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일본발 동조와 복종의 습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워하면서 닮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떤 이념이 등장을 한다고 해도 그 이념이 편향성을 띄게 된다면 시민들을 동조와 복종의 어두운 세계로 끌어들일 여지가 충분히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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