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과 모친이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경에서 자랐다. 그래서 나는 가정의 쓴맛을 봤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이 문제를 인식하고 근본을 찾아내기 위해 마음을 쏟았다. 사회의 저층부에서 살면서도 항상 사회를 관찰하고 개선을 위한 방법을 찾아내려고 했다. 아마 젊었을 때는 누구나 순수했으리라. 젊은이의 마음속에는 평화가 있고 희망이 있으며 정의가 살아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늙고 있다. 순수했던 마음속에 노욕과 권력과 불신이 자리 잡아 간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정권을 잡고 여러 가지 화해의 태도를 취했을 때이다. 그냥 젊은 지도자였기 때문에 희망을 가졌다. 북한의 개혁에 도움이 될까 싶어 참견도 많이 했다. 그때 나는 나도 늙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현실이 부족하면 미래의 희망에 모든 숙제를 미루었다. 젊음은 희망을 가졌기 때문에 선량하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의 이전 정부 때는 노인이 되어가는 정치인과 그 정치인의 지지층들이 노인이거나 노화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는 점은 노령화 현상이 심해가는 한국을 점점 불운한 환경으로 몰아 넣는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이제는 강대국의 세 지도자가 팽창주의 또는 전쟁에 몰입하면서 순수했던 젊은 시절과 노인이 된 시절은 별로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에 우울한 마음이 생긴다.
인공지능과 토론한 것이 아니고 처음엔 그냥 토로했다. 인공지능은 내가 우울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줄 알고 정신의학과 관련된 질문을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항상 스포츠를 가까이 하는 평온한 정신을 가졌는데, 바깥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토론으로 바뀌고 내용을 정리했다.
권력과 노화: 늙은 지도자들이 세계를 어떻게 위협하는가
심리학·지정학·한반도 문제를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
1. 노화와 감정— 통념과 현실의 간극
일반적으로 노인은 감정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심리학 연구는 이와 다른 그림을 제시한다. 건강한 노화의 경우 오히려 감정 조절 능력이 향상되고, 부정적 자극보다 긍정적 자극에 더 주목하는'긍정성 편향(Positivity Effect)'이 나타난다. 스탠퍼드대 로라 카스텐슨(Laura Carstensen)의 사회정서적 선택 이론은, 남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인식이 오히려 감정적 지혜를 강화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주변에서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노인들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노화 그 자체가 아니라 노화에 동반되는 이차적 요인들— 만성 통증, 수면 장애, 사회적 고립, 역할 상실, 뇌혈관 질환의 초기 증상— 때문이다. 즉 감정 불안정은 노화의 필연적 산물이 아니라, 노화가 잘못된 조건과 결합될 때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이다.
여기에 결정적 변수 하나가 추가될 때, 문제는 개인의 영역을 넘어선다. 그것은 바로 권력이다.
2. 권력이 노화를 가속한다— 인지적 버블의 형성
권력은 노화의 부정적 측면을 증폭시키는 구조적 환경을 만들어낸다. 신경과학자 이언 로버트슨(Ian Robertson)은 저서 『승자 효과(The Winner Effect)』에서 권력이 도파민 시스템을 변화시켜 현실 인식을 왜곡한다고 설명한다. 장기 집권자일수록 반론을 수용하는 능력이 저하되고, 자신의 판단에 대한 과신이 강화된다.
이 현상이 노화와 결합될 때 나타나는 것이 이른바'인지적 버블(Cognitive Bubble)'이다. 전두엽 기능의 점진적 저하로 인한 인지적 경직성, 예스맨으로 구성된 측근 구조, 피드백 없는 의사결정 환경— 이 세 가지가 결합하면 지도자는 현실과 점점 멀어진 세계에서 정책을 결정하게 된다.
이것이 단순한 심리학적 관찰에 그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같은 인지적 버블 안에 핵 코드와 군사력이 존재할 때, 그 결과는 수백만 명의 삶을 뒤흔드는 지정학적 사건이 된다.
3. 세 명의 노인과 세 가지 위협
오늘날 세계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세 명의 지도자를 이 렌즈로 분석해볼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72세)은24년간의 집권을 통해 구축한 인지적 버블 안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결정했다. 초기 전략적 오판— 3일 내 키이우 함락 예상— 은 현실 감각의 심각한 이탈을 보여준다.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측근은 이미 제거되었거나 침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78세)의 경우,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은 복잡한 외교적 변수보다 즉각적인 감정적 반응과 단기 승리에 집중하는 의사결정 패턴의 산물로 분석된다. 연구자들은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노화와 함께 저하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 증상으로 이를 해석하기도 한다.
시진핑(71세)은 앞의 두 사람과 방식이 다르다. 직접적인 군사 충돌보다는 점진적이고 조용한 팽창주의— 남중국해, 대만 해협, 일대일로— 를 통해 세력권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한 종신 집권 체제 구축은, 권력 구조가 스스로의 오류를 교정할 피드백 메커니즘을 차단했음을 의미한다.
4. 한반도 문제— 젊은 지도자의 실패가 던지는 시사점
흥미로운 역설이 북한에 존재한다. 김정은(41세)은 세 명의 노인 지도자와 달리4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지도자다. 등장 초기 스위스 유학 경력, 개방적 제스처, 아버지 김정일과의 차별화된 스타일은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현재의 김정은은 그 기대와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중요한 분석적 함의를 담고 있다. 노화 자체보다 더 강력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바로 체제의 구조다. 3대 세습 전체주의 체제는 개인의 나이나 성향과 무관하게, 지도자를 체제의 논리 안에 포획한다. 김정은은 북한을 바꾼 것이 아니라, 북한에 의해 바뀐 것이다.
이 사실은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한 분석 틀을 재설정할 것을 요구한다. 지도자 개인의 성향이나 세대에 대한 기대보다, 체제 자체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외부 압력의 복합적 작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5.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수— 노령화와 정치적 역동성
한반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남한 내부의 구조적 변화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는 사회 중 하나다. 2025년 기준65세 이상 인구 비율은20%를 넘어섰으며, 합계출산율은0.75 수준으로OECD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인구 구조의 변화는 정치적 역동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수적 정치 성향이 강한 고령 인구의 증가는, 변화보다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정치적 균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정치에서 나타난 상식과 거리가 먼 권력 행사가 상당한 대중적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은, 단순히 특정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는 현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6. 결론— 노화하는 권력에 대한 제도적 대응의 필요성
이상의 분석이 도달하는 결론은 개인의 도덕적 각성이 아니라 제도적 설계의 문제다. 노화하는 지도자의 인지적 한계는 개인의 의지로 극복되기 어렵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권력에 대한 구조적 견제 장치다. 임기 제한, 집단적 의사결정 구조, 독립적 자문 기구, 그리고 반론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메커니즘— 이것들이 고령 권력자의 인지적 버블을 방지하는 현실적 수단이다. 민주주의가 권위주의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자기교정 메커니즘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역시 특정 지도자의 결단에 기대기보다, 이러한 구조적 조건들이 남북 모두에서, 그리고 주변 강대국들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것이 더 느리고 덜 극적이지만, 더 견고한 경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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