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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0일 수요일

By bus / 공공재 (3)

얼마 전 버스의 안전사고로 승객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그리고 청와대 게시판에 버스의 난폭운전에 대한 청원이 등장했다. 내가 버스운전을 시작하기 직전에 영동고속도로 터널근처에서 엄청난 버스사고가 있었는데, 횟수로 따지면 드믄 일임에도 승객을 많이 태우는 공공성 때문에 버스사고는 자극적인 언론 기사로 나온다.

 

터널사고 때 인터넷 댓글을 보니 버스기사의 개인적인 생활습관까지 비난하는 글들이 있어 과연 그런가 하고 의문을 품었으며 여러 가지 이유와 벅찬 일에 대한 도전의식이 발동해서 버스운전을 직접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니 상상을 초월한 고역이었다. 청년시절에 자주 했던 것처럼 훈련이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견뎠다.


https://hyeong-chun.blogspot.com/search?q=by+bus


처음 버스업계에 발을 디딘 순간, 낙후된 근로환경과 식사 등을 보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는데, 관리자나 대표가 함께 식사하고 항상 부족한 운전자를 보충하여 버스를 운전하는 것을 보니 노사문제가 아닌 사회구조문제인 것으로 생각 되었다.

 

버스는 시장재의 탈을 쓴 공공재다. 자가용이 많아지면서 그런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학생이나 노인 같은 교통약자에게 편익이 주어지기 때문에 시장논리로 버스업계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간혹 버스재벌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이익이 되는 노선만 유지하고 격일제 근무 같은 버스운전자들의 고된 희생이 경영합리화란 구실로 버스회사를 키우기도 한다. 버스재벌은 다른 버스에서 훈련된 운전자를 흡수하여 인재양성의 이익을 가지기도 한다. 그 외의 버스업계는 경영을 합리화해서 이익을 키워낼 방법이 없다. 버스는 수요의 가격탄력성이나 수요의 서비스 탄력성이 아주 작은 필수재다. 내가 아무리 방글 방글 웃으면서 승객에게 인사해도 승객이 늘지 않는다.


https://hyeong-chun.blogspot.com/search?q=%EC%8B%A0%EC%9E%90%EC%9C%A0%EC%A3%BC%EC%9D%98


https://hyeong-chun.blogspot.com/search?q=%EC%A0%95%EB%B3%B4%EA%B8%B0%EA%B4%80


요즘 들어 국회에서 다시 문제로 떠오르는, 쓸데없이 민간인 사찰에 국가자원을 낭비했던 어느 대통령 시절에 그 문제로 국회에 갔다가 (도시)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철도노조위원장을 만났다. 민영화 되면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아웃소싱을 할 것이고 결국 철도의 안전이 문제가 될 거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때늦은 신자유주의의 잔영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프리드만 이야기를 하다가 국가의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학자들의 위상을 느끼고, 그 날부터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버스 운전을 하면서도 운전석 포켓에 경제학 영문 원서 등을 넣고 다니며 읽었는데, 버스가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이념의 희생양이었다. 하필이면 그 당시 대통령은 신자유주의의 맹목적인 추종자여서 의료서비스의 민영화에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스는 공공의 영역에 편입시키는 것이 옳다. 현실은 낮은 버스요금의 공공성과 재정지원 형태로 공공성을 보충하고 있지만 그런 현실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몇 일전 객지에서 있다가 본가로 와보니 그 지역 버스회사가 두 번 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익이 없으니 민간 버스회사가 손을 떼고 시에서 운영관리를 했는데, 재정이 부족하여 버스 운전자에게 부족한 급여를 지급했고, 버스 운전들은 부분 파업을 했다고 한다. 결국 버스는 공공재였던 것이다.

 

버스 문제를 신자유주의나 사회주의 같은 이념 문제로 파악하면 오랫동안 해결책을 못 내고 문제에 끌려 다니게 될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공공성이 무척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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