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1인자보다는 2인자가 무섭다. 1류의 인간은 1류의 인간을 고용하고 2류의 인간은
3류의 인간을 고용한다는 누군가의 명언이 있지만 권위적인 1인자는 아첨꾼을 이용하여 국가나 조직을 운영한다. 그런데 권위적인 1인자보다 한술 더
뜬다. 과거 한국의 권위적인 정부에서, 아니면 권위적이고 싶은 정부에서 정보기관이나 공안기관, 군조직같은 계선조직이나 관료조직의 성격이 강한
곳에서는 1인자에게 충성하는 아첨꾼때문에 조직 전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거나 존립이 위태로운 지경까지 이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권위적인 1인자나
아첨꾼의 명분으로 이념이 사용되어 피해자도 많이 생겼다.
16세기말 영국의 엘리자베스왕조때 윌터 롤리라는 신하가 있었다. 청년시절 프랑스 구교도의
의용군에 참가하였고, 1580년에 아일랜드 반란을 진압하는데 공을 세웠다. 1582년부터 궁정출입을 했는데, 잘 생기고 세련된 태도로 여왕의
사랑을 받았다. 북아메리카를 탐험하여 식민지를 건설하고 그 곳을 '버지니아'라고 호칭하여 여왕의 환심을 샀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하는데,
공을 세우고 기니아를 탐험해서 많은 금은보화를 확보하는 큰 공을 세웠다. 그런데 나중에 어찌된 일인지 여왕의 노여움을 샀다. 능력있는 권신을
상징적인 왕이 질투했는지도 모른다. 여왕이 죽고 제임스왕이 등극하자 반역의 혐의를 씌워 3년간 런던탑에 가두었다. 그 속에서 이 잘난 신하는
세계사책을 썼다.
나중에 왕은 석방하여 서아메리카의 오리노코강지방으로 전설의 황금경인 엘도라도를 찾으라는
명령을 하였다. 사실 죽으라는 말이지 전설의 황금경은 그저 전설에만 있는 것이다. 결국 임무에 실패하고 돌아온 윌터 롤리는 처형 당했다. 처형
당하는 순간 자신의 목을 겨누고 있는 도끼를 보고 웃으면서 말하였다. "지독한 약이지만 효과는 있다"
조직이나 개인이나 권위적인 1인자는 큰 골치거리다. 열정 가득찬 일을 해도 결국 모든
결론은 1인자에게 귀착된다. 과정이 1인자의 기분에 따르며 공도 1인자에게 귀속된다. 한국에서 보수정부가 들어서면 정치지도자는 항상 왕이 되고
싶어하기 때문에 권신도 등장을 한다. 결국 쓰임새가 허무하다. 집권자가 바뀌면 모든것이 헛된 일이 된다. 하지만 왕조적 권위에 길들여진 한국의
중년이상의 사람들은 국가라는 조직에서 아니면 기업같은 사회속의 조직에서 권신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나간다. 권신도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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