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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6일 토요일

달밝은 밤에 / 이순신

어렸을때 다니던 시골 국민학교 교무실에 [성웅 이순신]이라는 두꺼운 만화가 아주 많이 있었다. 그리고 아주 많이 읽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시절이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미지를 이순신장군과 동일시 시킬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어릴적에 남로당 간부였던 형 박상희가 준 이순신 장군 전기를 무척 감명깊게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훗날 남로당출신 군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때 남로당소속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소령지위를 박탈당하고 백의종군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때의 자신의 모습과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때의 모습을 동일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예의 그 만화에는 이순신 장군이 잠을 자면서 꿈을 꾸었는데, 신령스러운 노인이 나타나서 왜군의 기습을 알려주었다고 나와있다. 그러나 실상은 이순신 장군이 달밝은 밤에 북채를 베고 누워 자고 있었는데, 통상 달 밝은 밤에는 기습을 하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안좋은 예감이 들어 병사들에게 특별한 경계를 지시했고, 실제로 기습을 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준비하고 있었던터라 쉽게 막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항상 걱정하는 영웅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정성스러운 마음은 초합리적인 집중을 하도록 하였던 것 같다. 그 밖에도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를 쓰면서 창조적인 생각의 인연을 계속 엮어나간 것으로 생각된다. 녹둔도의 초급군관 시절이나 백의종군 시절에는 마음을 비우고 전체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는 학습의 기회가 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목적이 뚜렷하고 간절한 영웅이 고난을 겪으면서 군신(軍神)이 되어가는 과정을 장군의 인생이 잘 보여주는듯 하다.  

영웅은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없는 정성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비전을 이야기하고 미래에 대한 상상을 말하지만 정성들인 집중이 없는 생각들은 그냥 망상으로 떠돌다 가는듯 하다. 평범한 사람들이 흉내낼 수 없는 것, 그것은 비전이 아니라 정성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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