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기업이 운영하는 스키장의 고객이 예년에 비해서 절반 이상이 줄었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민간의 소비경제가 위축된 탓도 있고, 입지조건과 고객들이 사용하는 교통수단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스키장으로의 진입통로를 부실하게 만든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인지 새로운 시설투자를 하지 않아서 고객의 외면을 더 받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듯 했다.
자유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대공황과 같은 시장실패현상의 해결을 위해 정부의 간섭을 주장한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 John Maynard Keynes 1883 ~ 1946 )는 불황일때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기업들이 돈을 빌려 투자를 하지 않을것이기 때문에 통화량을 늘리는것보다 정부가 직접 대규모의 소비를 하는 총수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미국의 루즈벨트대통령은 케인즈의 이론에 따라 뉴우디일정책이라는 정부에 의해서 총수요를 확장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차대전이라는 비극적이지만 어마어마하게 총수요를 증대시키는 역설적인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서 '정부에 의한 총수요정책'이 큰 효과를 보게 되었던것 같다.
케인즈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현재의 소비를 줄여 미래를 위한 저축으로 전용함으로써 생기는 소비절감효과는 승수효과를 일으켜서 실제로 감소시킨 소비액보다 몇배의 소비액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지난 정부가 4대강에 잘못 투자한 비용이 발생시킨 부(負)의 효과를 생각해 보면 21조원이 민간 소비에 동원되었다면 100조원이 넘게 발생시킬수 있는 소비를 희생시켜버린 사건이 된듯 하다.
케인즈는 불황일때는 개인의 소비도 줄지만 기업도 투자를 줄이는데, 기업은 개인보다 훨씬 예측이 불가능하고 변덕스럽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기업의 투자는 개인의 소비성향에 종속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개인의 소비에 비해서 투자량이 크고 계획과 진행의 시간이 길어서 시차가 느린 까닭에 정부의 경제정책에 빠르게 응답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4대강의 문제점을 '먼 훗날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며 미래에 평가를 유보했던 이전 대통령의 언급은 이런 대규모 투자와 결과의 시간차를 인식한 것으로 생각된다.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장기적인 정책이나 대규모의 정책에 대한 맹점을 파악한 언급이었던것으로 생각될수도 있을것 같다. 왜냐하면 한국의 별 볼일없는 소시민도 이 사건을 이렇게 합리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인듯 하다.
케인즈는 불황이 깊어서 소비자가 일제히 주머니를 닫아버리면 수요를 증대시키는 몫은 정부의 일이라고 하는데, 그보다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어주는것이 더욱 합리적인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케인즈가 제시했던 의견과 반대 의견을 내놓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근간이 된 프리드먼의 항상소득 가설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을 진작시키는것이 소비를 증대시키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듯 하다.
한국의 경제문제와 경제정책의 중심에는 아직도 이념적 프레임이 자리잡고 있어서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증대를 위한 방법이 좌파적인 정책으로 오인받는 문제는 없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