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중고차를 구입하는데, 타이어도 짝짝이고, 한 두군데 긁힌 흔적이 있는 차가 구석에서 천대를 받고 있었다. 딜러에게 가격을 물었더니 팔릴 가능성이 없었던것 처럼 사장에게 물어보고 온단다. 열쇠를 달라고 해서 시동을 켜보니 엔진소리가 참 좋았다. 헐값에 사서 고장없이 10년을 타고 다녔는데 기름값만 썼다고 칭찬들을 하였다.
꽤 큰 회사에서 간부로 일하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회사가 부도가 나서 쉬고 있는 중인데 자격증을 공부해볼려고 학원을 다니고 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보니 허울만 좋지 제2인생의 서막을 여는데 전혀 도움이 되는 자격증같지가 않아 만류했는데, 자격증을 준비하는 학원동료들과 상호간에 자기최면을 지원하면서 끝까지 매달려 쓸모없는 자격증을 쟁취하고 말았다.
미국의 경제학자 에컬로프는 1970년 '레몬시장'이라는 논문에서 '정보의 비대칭 이론'을 내놓았다. 미국에서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엉망인 중고차를 '레몬'이라고 비유한다. 중고차를 파는 사람은 중고차의 성능을 잘 알지만 사는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를 한다. 좋은 중고차 가격이 200만원이고 나쁜 중고차 가격이 100만원이라면 이 시장에서 중고차의 평가액은 절충가격인 150만원으로 형성될 것이다. 파는 사람은 좋은중고차를 팔면 200만원짜리를 150만원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50만원을 손해보게 된다.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는 나쁜 중고차인 '레몬'만 나오게 되는 '중고차의 그래샴의 법칙'이 형성된다.
사람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사교육이나 어학연수, 정작 필요없는 스펙을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들여놓고 보니 정작 '내 스펙 갈곳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이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6년전 대선전에 특정후보를 찬양하던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저 후보가 경제를 살릴거야. 봐 스펙만 봐도 경제통이잖아."
시간이 흘러서 레몬의 껍질이 벗겨져서 신맛,쓴맛을 다 보게 되었는데 지나간 시간을 되 돌릴 수 없는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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