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처럼 아름다운 삶의 지혜가 담겨있는듯 하지만 연변의 교포들에게 마르크시즘을 철학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한 책이었다. 우리집에 놀러온 친구의 눈이 이 책을 보자마자 반짝였고 얼마후 봉변을 당했다. 책 껍데기에 '연변인민출판사 간'이라고 버젓이 써 있는 것을 가져온 내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막걸리값이 없어서 자취방의 모든 책을 정리한 주사파 운동권놈 죄도 크다.
각주구검(刻舟句劍)을 통하여 마르크스주의 변증법을 이해시키는 구절이 참 인상적이었다.
각주구검의 우화는 형이상학적 견해에 대한 신랄한 풍자이다. 현대의 형이상학은 자산계급의 세계관으로서 그 목적은 자본주의를 '영원한 정의'의 제도라고 선전함으로써 무산계급혁명을 반대하는 데 있다. 형이상학과는 반대로 맑스주의 변증법은 자연 및 사회의 모든 사물은 고유의 법칙에 따라 영원히 운동하고 변한다고 가정한다.
기계적 유물론자는 물체의 간단한 위치 이동만을 운동이라고 보는 만큼 보이지 않는 것은 운동하지 않는 물질이라고 본다. -중략- 맑스주의철학은 또 세계에는 절대적으로 영원히 정지하고 있는 사물이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정지상태는 다만 상대적이고 일시적인 것으로서...........
그래서 공산혁명이 정당하다는 이론이다. 1958년 모택동 집권당시에 출판이 되어 30년 동안 7차례의 중판을 거듭한 스태디 셀러이다. 이 책을 보면 철학적 사고가 어떻게 이념을 이끌고 있으며 이념은 또 철학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세월이 흘러 등소평이 맑스 이론을 배척할때도(정치에서는 유지하고 경제에서는 버렸다고 하지만 맑시즘은 본질적으로 경제이론이다.) 줄기차게 옌벤에서는 읽히고 있었다.
위의 철학이론대로라면 저자인 임창성씨는 맑스주의 철학조차도 버려질 운명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상과 학문이 현실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정치가 아직도 이념을 우려먹는 면접같은 상황은 되먹지 못한 인간의 품질에 책임을 두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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