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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7일 수요일

너의 꿈을 (제발) 나에게 말하라 / 이중구속이론

오래전 한국의 사법시험 합격기에서 본 내용이 생각난다. 어느 수험생이 약자를 돕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합격하고 마지막 면접시험에서 일이 생겼다. 중견 법조인인 면접관은 수험생에게 사법시험을 본 이유를 물었다. 수험생은 여태 생각해 온 그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약자를 돕는 훌륭한 법관이 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면접관은 그럼 우리가 지금까지 약자를 돕는 훌륭한 법관이 아니었단 말이냐?” 하면서 불같이 화를 내었다고 한다. 수험생은 뭐가 잘못되었는지 헷갈리면서 합격자 발표일 까지 불합격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었다고 한다. 한 편 나의 학교 선배는 같은 상황에서 신분 상승을 위해서시험을 보았다고 했는데, 면접관은 편안한 웃음으로 대했다고 한다.

 

위의 예는 내 집단(inner circle)속에서 고착화된 법조인의 아집이 느껴지기도 하고, 한 청년의 꿈이 현실을 이기지 못해서 왜곡되는 분수령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신분 상승을 위해서 시험을 보았다는 합격생은 훗날 실제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많이 버는 변호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돈 많이 버는 변호사가 된 선배가 꿈을 이루었는지 모르겠고, 약자를 돕겠다는 합격생은 약자를 돕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약자를 돕겠다는 법조인은 그와 관련된 길을 갔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법조인은 한국을 망국의 길로 인도하고 있을 것이다. 효용성이나 실용성에 비해서 지나친 권한을 갖은 정치적 법조인은 오늘도 정치철학, 효용성, 실용성이 없는 달변을 합법성으로 포장해서 한반도의 미래를 휘질러 놓고 있는 중일 것이다.

 

어제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 정부는 자녀 한명을 낳으면 5억원을 1퍼센트의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그런 정책이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국민을 경제적 동물 이상으로 보지 않는 처사로 해석된다. 사실 한국이 저출산 문제에 빠진 이유는 미래가 없는 사회를 예고하고, 꿈이 없는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실체가 없는 이념이나 종교가 국가와 사회의 철학이 되고, 수직적인 신분 격차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심지어는 정치지도자들까지 이상한 짓을 하게 되면 국민이 미래를 꿈꿀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몇 번 언급한 바 있지만, 국민은 색다른 방법의 자살을 할 것이다.

 

미국의 인류학자 베이트슨은 [이중구속 이론]을 통하여 이런 현상을 잘 설명하고 있다.

 

정신분열증을 연구한 인류학자 베이트슨(Gregory Bateson 1904 - 1980)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패러독스가 인간을 정신분열증에 빠지게 만든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부모가 어린 아이에게 "너는 이제 어린 아이가 아니니까 스스로 해라"라는 명령을 하고는 곧 "너는 어린아이라서 혼자서 하는 것은 무리다"라는 명령을 하게 되면 두 명령 사이의 파라독스를 감당하지 못한 어린아이는 정신분열증에 걸린다는 '이중구속'이론을 내놓았다. 정신분열증 환자에는 현실로 부터 이탈하는 망상형, 모든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파과(破瓜), 자신의 내면에만 집중하는 긴장(緊張)형이 있는데, 베이트슨은 이들 모든 유형이 이중구속을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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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국과 북한은 실용적인 실사구시의 철학이 정치철학이 되어야 한다. 한국과 북한의 정치인은 이상한 짓(grotesque behavior)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자신의 꿈을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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