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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6일 토요일

신 냉전과 이념의 단순한 이유

청년기에 이념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보편적이면서도 특이한 종교집단에 6개월 있은 적이 있었다. 6개월 후에 그 곳에서 믿음이라고는 개뿔도 없음을 들킨 나는 (제발)나가 달라는 권유를 받았다. 성직자는 카리스마가 있었고, 신자들은 열광했다. 그런데 진짜 믿음이 강해 보였던 신자 한 명이 내게 결혼할 상대 한 명을 낚기 위해 왔느냐고 물었다. 그렇다 진리는 보편적인데 있었던 것이다. 예의 그 신자 역시 그랬던 것이다.

 

비엔나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였던 펠리치타스 아우슈패르크(Felicitas Auersperg)박사의 저서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이들이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때 일지를 작성했던 일 역시 비숫한 방식으로 해석 되었다, 이들은 병원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본인이 겪은 상황 등을 시간별로 고박꼬박 써내려갔는데 의료진은 이를 정신질환자 특유의 병적인 집착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증거로 여길 뿐 단 한 번도 내용을 보여 달라거나 한 적이 없었다. 정신질환자가 보이는 이른바 병적인 태도는 로젠한의 실험이 이루어졌던 1970년대 당시에는 원래 그런 것으로 당연시 되었으며 그 원인에 대해 진지하고 깊은 의문을 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환자의 특이한 행동이나 몸짓에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환자에게 직접 이유를 물어본 결과 예상 밖의 대답이 나왔다. 예를 들어 쉼 없이 복도를 왔다 갔다 하는 환자가 있었는데, 불안해서 그러느냐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요, 너무 심심해서요!” 이처럼 환자의 모든 행동은 하나로 뭉뚱그려져 특정 질병이라는 시야의 반경 안에서만 인식 되었고 혹여 그 행동이 병원의 착각이나 부적절한 치료로 인해 나타났거나 또는 심지어 단순히 무료함을 참지 못해 나타난 것이라고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당시 성직자의 카리스마에 매료되어 줌으로써 성직자에게 전도의 만족감을 주지 못한 이유는 내가 너무 다방면의 독서를 좋아했다는 안타까운 이유가 있었다. 지리, 역사, 경제학 등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은 지엽적인 곳에 머물지 않았다.

 

어느 정치에 관여하고 싶은 성직자가 하느님도 까불면 나한테 죽는다고 소리치며 자아도취에 빠져 일갈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감과 동조를 하는 신자도 있었다. 성직자와 신자들 모두에게는 믿음을 핑계로 한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권력, , 일자리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신냉전 시대에 정치지도자들과 국민들의 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불경기, 정신적인 노쇄, 신체적인 노쇄, 지식의 부족, 과거의식의 고착화 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지도자와 국민들은 이념의식을 증폭시키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정신의학에서는 정신병의 첫째 조건이 남의 탓을 하는 거라고 한다. 아마도 책임회피로 인해 해결책을 찾을 시간과 노력이 없는 탓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러 경제학 책을 읽고 특히 북한이나 세계 경제의 문제점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매우 현실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이념을 냉정하게 대하지 않으면 악순환만 거듭할 뿐이다. 앞서 부분적으로 밝혔지만 요즘의 세계경제불황과 전쟁은 얄팍한 욕망이 거창한 이념으로 표현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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