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일본에서 제조업에 투자하라고 금리를 낮추자 시중 자금이 부동산 투자에 몰려 부동산 버블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부동산 버블은 곧 꺼지고 일본은 장기불황의 시대에 들어섰다. 이런 현실은 곧 한국에도 닥쳤다. 부동산과 같은 현물 투자는 인플레이션이 닥쳐도 영향을 받지 않고(inflation hedge), 무엇보다도 근로의 고통 없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찬양 받았다.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 근로를 통한 꾸준한 저축으로 부동산 투자를 했던 성실한 사람들이 손실을 떠안는 최종 희생자가 된다.
일본과 한국은 유교국가의 전통이 있고, 수직적인 계층 분화가 심한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다. 성실한 근로를 천시하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강한 사회다. 사회적 평등이 내면화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식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탓에 끊임없이 노동법이나 사회보장법과 같은 사회법의 발전이 요구되기도 한다.
원래 근로는 즐거웠다. 경제심리학자인 댄 에리얼리(Dan Ariely)는 장 폴이라는 앵무새를 통한 실험에서 앵무새도 쉽게 먹을 수 있는 먹이보다 수고를 들여서 먹을 수 있는 먹이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과거 내 직장 동료는 퇴직 연금으로 생활하면서 매일 음주만 반복하다가 살기 위해 근로자가 된 이도 많았다. 근로는 사회적인 역할 외에도 본인의 즐거움이기도 한 것이다. 이 점은 근로 한 번 해 본적이 없고 수직적인 상승 욕구로 즐거움을 얻었던 철없는 정치가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기도 하다.
내가 즐거워야 할 근로의 한계를 느낀 것은 근린버스를 운행할 때였다. 장거리 운행을 할 수 있는 경력이 있음에도 여러 지역을 돌아보며 근린 버스를 운전했는데,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 비관적인 생각이 들었다. 하필이면 아파트 값이 높은 지역에서 빈한하게 근로를 하는 버스 운전자로서 많은 천대와 갈등을 겪으면서 동시에 부동산 가격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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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으로는 사무실 인력인 검찰과 현장인력인 경찰의 갈등이 있는 상황도 관심 있게 보았던 때다. 결국 검찰 출신 대통령이 당선 되고 검찰 인력이 행정부 요직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예상했던바(기대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 국정운영은 지엽적이고 소극적으로 흘러갔다. 특히 오랫동안 기대했던 북한과의 협력은 상상할 수도 없는 현실이 되었다. 세계적인 추세가 신냉전 시대로 흘러가긴 하지만 한국 정부는 나쁜 상황을 적극적으로 완화조정 하지 못하고 앞장서서 증폭 시키는 듯 하여 항상 심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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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과 현실의 장으로 해석을 한다면 관념과 상상이 지배하는 사회로 퇴행하는 느낌이다. 한국의 지정학적인 특색과 경제학적인 특색은 끊임없이 탈이념을 통한 세계주의적이고 대국적인(the great nationalism이 아닌 the general situation) 정책 방향과 현실적인 정책방향을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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