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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0일 토요일

독서와 노력 / Peter Singer

작년에 서울 시내 대형서점에 들렸더니 오랜만에 장하준 캠브리지 대학 경제학 교수가 신간인 [Edible Economics]를 내놓았다. 형식주의적인 담론에만 빠져있지 않고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저자의 성향 때문에 [Economics the user’s guide]를 몇 번 읽은 경험이 있어서 반가웠다. 그런데 시간이 없던 때라서 [Edible Economics]의 한국어 번역판이 나왔으면 2시간도 안 걸려서 읽을 책의 분량을 영어 원서로는 표지가 헤지도록 들고 다니면서 읽어야 했다. 두 번을 읽고 나서야 한국어 번역판이 나왔다.

 

더 폭넓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 영어 원서를 빨리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외국어 몇 가지를 기본만이라도 해야겠다는 구상도 해봤다. 그런데 많은 방법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래서 단순하게 정리해서 이념화 시켰다. 결과에 연연치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책 한권씩을 외우기로 계획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의지력과 행동력의 문제였다. - 이념이란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다.

 

싱가포르가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한 배경에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많은 시민들이 지엽적이지 않고 폭넓은 정보를 주고 받도록 유도한 결과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할 당시에 북한이 처한 난국을 풀어나가기 위해서 김정은 위원장의 영어 능력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북한의 무거운 현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북한의 젊은이들에게 외국어 교육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독서를 통한 정보의 획득은 중요하다. 많이 강조했지만 맹목적인 이념이나 맹목적인 종교는 다양한 정보의 획득과 이성적인 사고를 무력화 시킨다. 심지어는 맹목적인 이념조차도 편향된 독서에 의해서 자리를 못 잡는 경우도 있음을 마오쩌뚱의 예로 보았다. - 마오쩌둥은 어렵게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하고도 봉건적인 태도로 회귀했는데 마오쩌뚱이 주로 읽은 책들이 중국 과거 역사와 관련된 봉건적인 내용의 책들이라는 문제점이 있었다. 마오쩌뚱은 나이가 들어서 봉건적인 황제를 모방했던 것이다.

 

나는 책을 통해 아름다움, 지식, 자율, 혹은 행복과 같은 여러 다른 가치들을 장려하는 것보다다른 사람의 고통과 괴로움을 줄이기 위해 무엇인가 화급하게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전히 책의 소임을 강조하는 것은 아직도 이성적 사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책은 이성적 비판적 사유의 장이어야 하고, 이런 과정을 통한 깨달음이 삶의 현장에서 실천될 때 비로서 책읽기가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 Peter Sin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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