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버스에 형제로 보이는 중년의 승객들이 타서 시비를 걸었다. 무엇이 정당한지 말해주고 싶었지만 얼굴을 대면하고는 온화한 표정으로 대했다. 몸과 마음이 매우 부조화해 보였다. 목소리는 짜증과 떨림이 있었고, 논리는 전혀 없고, 눈은 총명하지 못하고, 얼굴은 접혀 있었다. 버스기사를 무시하는 승객의 시도와는 다르게 정신이 형형하지 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버스운전이다. 그래서 버스기사들은 대부분 대담하고 정신력이 강하다.
한국사회에 쌓여온 문제가 있다면 정당한 근로를 천대하고, 헛된 정치적 망상들이 대접받아 온 점이다. 그래서 시간과 술수적 두뇌를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사회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요즘 큰 파문이 일었던 극우 종교인의 선동적인 행동은 정당한 근로를 존중하지 않았던 사회의 부작용이다. 근로자로서의 삶이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종교로 회피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종교인과 신자들은 노동을 중시하는 사회주의를 광적으로 적대시하는 극우적 이념 스펙트럼을 가지기 쉽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은 위와 같은 상황을 이념 스펙트럼으로 해석하여 선동의 도구로 이용하기 쉽지만 문제의 초점은 이성보다 감정에 휘둘리는 정신의 부작용으로 보아야 한다. 선동적 정치인이 조금씩 도태되어 가는 한국도 지도층의 모습이 변해가지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북한의 상황에 대한 기대감을 볼 수 있는 것은 선대의 지도자들과는 달리 이성적일 수 있는 조건이 있는 점인 듯하다. 학력, 젊음, 얼굴표정을 보고 나름대로 판단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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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사담 후세인의 사진을 보고, ‘이상한 짓’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넌픽션 첩보물인 [GIDEON’S SPIES]를 읽고 이해가 갔다. 채식주의자이며 미술학도였던 히틀러가 1차 세계대전에 종군하여 전쟁의 참상을 자신의 정체성에 받아들이면서 상상력과 감성, 잔혹함의 3위 일체를 이룬 인물로 성장해 간 것은 원인이 결과를 정확히 알려주는 좋은 예일 수 있었다.
안드라데와 나는 이러한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감정 케스케이드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 당신의 경우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감정에 따라 유발된 의사결정은 그 감정이 사라지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계속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감정에 휘둘려 얼마나 많은 잘못된 의사결정-이성을 잃지 않았더라면 절대로 내리지 않았을 그런 의사결정-을 내려왔는지를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감정에 따른 의사결정의 영향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일이다.
- [THE UPSIDE OF IRRATIONALITY] BY DAN ARI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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