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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2일 월요일

에피스테몰로지 / 콩 심은데 콩

1798년 영국의 지도제작자 제임스 레넬(James Rennell)은 지도를 제작하면서 서아프리카 중앙을 가로지르는 어마어마한 산맥 하나를 만들어 넣었다. 거기다가 나이저강이 남쪽 기니만까지 다다르지 못하는 근거까지 보충을 시켜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세계를 부지런히 창조해내고 있었다. 이 산맥은 멍고 파크(Mungo Park)라는 사람이 만든 공식적인 아프리카 지도에 등장했는데, 파크는 원주민들에게 '콩'왕국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데서 영감을 얻어 '콩'산맥이라고 명명 하였다.

나중에 있지도 않은 콩 산맥은 지도제작자들의 손에 의해 점점 높아지고, 눈으로 뒤덮힌, 시작은 미약했으되 장대한 산맥으로 변해갔다. 지리학자(지도제작자)들이 서로 부지런히 베껴가면서 부지런히 산맥을 창조해나갔다. 콩 산맥은 유럽인들의 인식속에 100년 가까이 존재하다가 1889년 프랑스장교 루이 구스타프 빙어의 탐사에 의해 원래 없던 산맥임이 밝혀졌다. 

How did the mountains remain standing for so long - at once both falsifiable and unverifiable? The American scholars Thomas Bassett and Philip Porter have identified forty maps which show the Mountains of Kong in various stages of development from 1798 to 1892, eventually forming a range the size of a small African state. Faced with a lack of evidence to the contrary, cartographers copy each other - we know that.

But the fact that some of the most convincing representations of the Mountains of Kong appeared on maps many years after the Lander brothers confirmed that the Niger flowed into the Gulf of Guinea quite undermined the theory that we had enterd a new scientific age. As Bassett and Porter found, cartographic knowledge in the nineteenth century was still 'partly based on non - logical factors such as aesthetics, habit, [and]the urge to fill in blank spaces...'

 - SIMON GARFIELD의 [ON THE MAP] -        

실험정신이 한참 투철했던 청년시절에 종교단체나 유사한 성질을 가진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없던 일을 만들어가며 세상을 형성할려고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념이나 종교에 심취하면 행동보다 말이 많아진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가능한 관념보다는 행동에 친해질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다. 아직도 이념이나 종교에 친한 정치인들이 막말을 하거나 있지도 않은 일을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좀 일찍 '깨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인문 사회과학의 인재들이 이념이나 종교와 친해지면 콩산맥보다 더한 이상한 창조를 하겠구나 싶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판타지만 가득한 세상에 국민들을 몰아넣을려고 한다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역사의 비연속성을 주창함으로써 그때 그때의 역사적인 조건을 탐색하여 더욱 본질적인 탐색을 할려는 시도를 하였다. 예를 들면 과학사는 갈릴레오와 뉴튼을 거쳐서 아인쉬타인에 이르기까지 연속성의 흐름을 중시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단절 시키고 좀 더 해당 영역의 본질적인 부분을 보자고 하였다. 이런 인식 태도를 바슐라르는 에피스테몰로지(에피스테메와 로고스의 함성어)라고 하였다. 

사실 사기성이 있거나 기묘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그럴듯한 말을 창조하여 현실을 구체화시키기도 하지만 어떤 문제에 있어서 나비효과와 같은 역사적인 연관성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슐라르의 의도는 '그때 그때 다른 것을 봐야 한다'는 의지가 표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좀 더 실증적인 것을 찾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도학자는 없는 콩 산맥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만들어가고 있고, 프랑스 장교는 직접 탐험하여 없음을 확인하는 관념과 행동의 스타일 차이는 '이상한 인연'을 배척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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