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ed By Blogger

2015년 3월 13일 금요일

목적있는 지략 / 모사드


중학교 시절 외국잡지(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이름없는 죄수 번호없는 감방]이라는 장편기사가 실린 것을 보았다. 하꼬보 띠베르만이라는 유태인 사업가가 아르헨티나 군부에 체포되어 고문이 포함된 가혹한 심문을 받고 독방에 갇혔다가 석방된 이야기였는데,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고 심문관이 하꼬보 띠베르만에게 '시온주의자'인지 정체성을 다그치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아마 뭔지는 모르지만 '시온주의자'라는게 아르헨티나 정부에 위협이 될만한 엄청난 이데올로기쯤 되는가 하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이미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은 절대 안된다는 이념적 선택의 방향이 정해져 있던 '그 시절 그 추억'을 생각하면 '주의자'라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서 예민한 생각을 했던것은 당연한듯 하다.

요즘 미국중앙정보부(CIA)나 일본의 정보기관들이 IS인질사건을 계기로 좀 더 능력있는 정보기관으로의 변화를 서두르고 있는듯 하다. 일본은 조정능력을 구실로 좀 더 집권적인 형태로 변화를 시도할려고 노력하는 반면 미국중앙정보부는 고질적인 관료주의 스타일을 벗어나고, 사이버대응능력을 강화시키고자 노력하는듯 하다.

한국은 지난 정부에 있었던 정보기관의 목적을 잊어버린 정치개입사건이나 이념적인 대응방식같은 문제점이 해결 안되는 고난을 치루는듯 하다. 사실 정보기관의 능력없는 정치적 수장들이 첩보를 모아서 정보를 생산해야 하는 원칙을 어기고 이념에 맞는 첩보만 포획하는 역기능을 하는데 앞장서는 경우가 있는듯 한데, 한국의 국정원이 그런 전형적인 경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이념적인 수장 관료적인 조직]이라면 금상첨화가 아닌 설상가상의 상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관한 책들을 읽다가 처음엔 다이나믹한 모사드의 애국심과 민족주의적인 '과격함'에 놀란적이 있는데, 애국심과 민족주의적이라는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관점보다는 이스라엘의 '생존문제'와 관련있다는 생각으로 모사드를 보는 관점이 변해가고 있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스라엘 국민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은 이스라엘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듯 하다.모사드의 정보활동을 위해서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유태인들을 자유롭게 휴민트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점은 분단된 나라에서 같은 생김새에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하는 한국과 비교해서 부러운 면이 있는듯 하다.

그런 모사드가 처음엔 "너는 전략으로 싸우라, 승리는 지략이 많음에 있느니라." (잠24:6)라는 좌우명을 "지략이 없으면 백성이 망하여도,지략이 많으면 평안을 누리니라."(잠11:14)로 바꾸더니 이제는 요원을 공개채용을 시작한다고 하여 점점 유연한 조직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듯 하다.

사실 모사드는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들과는 달리 지나간 정보활동들의 극적인 장면들을 여러가지 서적(기드온의 스파이, 모사드등)을 통하여 모두 공개하고 있는데,이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과 국가의 생존과 자신들의 활동을 동일시 하는 모사드 요원들의 애국심,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든지 지나간 사건, 조직형태, 활동방향을 꼬리자르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변신에 능한 유연성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듯 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