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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5일 토요일

국가의 실존에 관한 질문/ 하이데거와 오레스테스의 신화


한반도에서 권력과 복종,통제와 자유,공산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이념같은 대립되고 경직된 관점에 얽매여 있는동안 통치철학이나 인문사회학적 발전,또는 실존적인 질문이 담긴 고민을 하지않은 댓가를 크게 치루고 있는듯 하다.

하이데거는 정치체제가 존재의 의미에 관해서 사유하는 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하이데거는 고대 그리스체제를 실존적인 의미가 담긴 역사의 표본으로 여기는데, 아주 오래전, 우리가 야만의 시대라고 착각하는 시절에 그리스는 정치체제와 그것을 뒷받침 해주는 철학사상이 실존적인 고민으로 가득차 있음을 말하였다.

언젠가 방황하던 시절에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M.스콧펙이 저술한 [끝나지 않은 길]이라는 책속에 담긴 그리스신화의 한 내용이 오랫동안 마음에 여운을 남긴 적이 있었다.

오레스테스는 아트레우스의 손자입니다. 아트레우스는 신들보다 자신이 강력함을 입증하려고 음모를 꾸몄습니다. 신들은 아트레우스를 처벌하여 그의 모든 가문에 대한 저주의 하나로 오레스테스의 아버지, 즉 자기 남편인 아가멤논을 살해했습니다. 이 죄악은 다시 오레스테스의 머리에 저주를 가져왔습니다. 그리스의 명예 법전에 의하면 아들은 다른 누구보다도 자기 아버지의 살인자를 죽일 의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리스에서 가장 큰 죄는 어머니를 죽이는 것입니다. 오레스테스는 자신의 곤경 대문에 고뇌를 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이 해야 될 것으로 보이는 일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결국 그는 어머니를 살해한 것입니다.

이 죄에 대해서 신들은 오레스테스를 처벌하고자 그에게 퓨리스를 보냈습니다. 퓨리스는 유령같이 생긴 새 하피를 시켜, 오직 오레스테스만이 보고 들을 수 있게끔 밤낮으로 꼬꼬댁거리는 비난과 무서운 모습으로 그를 괴롭히도록 했습니다. 그가 어디를 가든지 퓨리스가 따라다녔으므로 오레스테스는 자기 죄를 보상할 땅을 찾아 방황했습니다. 여러 해 동안의 외로운 자기 반성과 자기 파멸을 수행한 뒤, 오레스테스는 신들에게 아트레우스 가문에 대한 저주와 퓨리스를 통해 자기 위에 덜어진 그 천벌을 제거해 주도록 요청하고, 자신은 어머니를 살해한 죄가를 보상했다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이 시련은 신들이 준 것입니다. 

오레스테스를 변호하던 아폴로는, 자신이 오레스테스로 하여금 어머니를 살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지는 상황을 조성했으므로 오레스테스는 실제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때 오레스테스는 펄쩍 뛰면서 자신의 변호자인 아폴로에게 반박하였습니다. "내 어머니를 죽인 것은 나이지 아폴로가 아닙니다." 이에 신들은 놀랐습니다. 그동안 아트레우스가에는 신들을 비난하지 않고 스스로 모든 책임을 떠맡은 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침내 신들은 오레스테스를 위해서 시련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그에게서 아트레우스가문에 떨어진 저주를 제거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퓨리스를 통해 현명한 충고를 제시해 오레스테스로 하여금 계속해서 행운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유메니데스, 즉 사랑의 정령으로 변화시켜 오레스테스 곁에 계속 머물게 했습니다.

하이데거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상반된 이데올로기로 표현되는 두 체제는 효용의 관점으로, 자유주의는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봉사하며 사회주의는 특정계급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봉사한다고 말한다.이런 관점은 인간이 자신에 대하여 사유할 기회를 박탈했다고 말한다.

한반도에서는 전혀 의도하지 않게 휘말려버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만들어진 비극들을 체험하였는데, 이념문제는 그 비극들이 시간의 흐름에 의해 망각될 수 있다는 시간이 주는 특권마져도 무색하게 만드는 것 같다.남쪽만 바라보며 체제 경쟁을 하다 무너져가는 북한이나 북한에 대해서 대칭적인 존재라는 사유를 버리지 못하는 한국은 역사의 비극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운명을 지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권력만 있고 인민의 행복에 책임지지 않던 북쪽의 통치자, 국민의 공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던 지도자, 이념이나 종교등으로 사유의 편리성을 누리던 국민들 모두는 퓨리스의 저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끝나지 않는 길'을 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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