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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9일 토요일

갈까 말까 망설이는 나는 못난이 / 호루무즈 파병

한국군의 호루무즈 파병에 관해서는 인공지능과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요약은 간단했다. 원칙에 근거해서 판단해야 함이 가장 이익도 없고 손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옳은 행위이기 때문이다.


나는 북한이 러시아의 영향력으로 인하여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한국군의 파병문제에 대하여 감정이 매우 격앙되었다. 인공지능은 나를 이해한다고 하면서 내 논리를 조목 조목 반박하였다.


가끔 나는 인간이기 때문에 옳고 그른 것을 알고 그것 때문에 화가 나는데, 인공지능은 그것이 없으니 너는 나보다 못하다고 인공지능에게 말하곤 한다.그런데 세상이 인정하듯이 인공지능은 점점 영리해지는걸 느낀다. 한편으로는 한국형 인공지능이 필요함을 느끼기도 한다. 뭔가 미국 인공지능에게 말하면 안될 것이 있을 것 같은 인간 고유의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호르무즈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미국의

요구가 아니라 원칙이다

허가 없는 자유 통항이라는 정상성, 그리고 독자적 파병 결정


이형춘 · 독립 칼럼니스트  |  2026년 9월 20일


1. 두 개의 종속


“we will remember.”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들에 이렇게 경고했습니다.[1] 9월 4일에는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의 자원 전개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2] 그리고 9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분쟁 개입으로 이어질 파병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3] 지난 여섯 달 동안 한국은 마치 두 가지 답밖에 없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요구에 응하거나, 요구를 이유로 거부하거나.


필자는 둘 다 종속이라고 봅니다. 요구에 굴복하는 파병이 종속인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다는 이유로 하지 않는 것도 종속입니다. 상대의 의도가 결정의 변수가 되는 순간, 답이 찬성이든 반대이든 기준점은 워싱턴에 있습니다. 필자는 이 잣대를 모든 당사자에게 똑같이 적용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이란의 봉쇄도, 이스라엘의 계산도 묻는 것은 하나입니다. 그 행위가 정상을 깨뜨리는가.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필자는 평온하게 돌아가던 세상에 미국이 돌을 던졌고, 그 돌을 던지게 한 것은 이스라엘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는 필자의 당시 인상이지 확립된 사실이 아닙니다. 또한 전쟁 이전이 완전한 평온이었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누가 먼저 돌을 던졌든 필자의 출발점은 분명합니다. 그 파문이 한국에까지 밀려와서는 안 됩니다.


2. 정상성의 기준은 ‘허가 없는 통항’입니다


바다의 자유는 근대 국제법의 오래된 자연법적 전통입니다. 그로티우스는 1609년 『자유해론(Mare Liberum)』에서 바다는 누구의 소유도 될 수 없으며 모든 나라의 통행에 열려 있다고 주장했습니다.[4] 이 전통은 오늘날 유엔해양법협약에 공해의 자유(제87조)와 국제 해협의 통과통항권(제38조, 제44조)으로 성문화되어 있습니다.[5]


정확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호르무즈는 공해가 아니라 연안국의 영해가 겹치는 해협입니다. 그래서 적용되는 것은 공해의 자유가 아니라 통과통항 제도이고, 연안국은 통과통항을 방해하거나 정지시킬 수 없습니다.[5] 이란은 협약에 서명했으나 비준하지 않았으며, 비당사국 선박에는 1958년 영해협약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7] 한국은 1996년 협약에 가입한 당사국입니다.[5,6] 이 논쟁에서 필자가 서 있는 곳은 이란의 편도, 미국의 편도 아닌 규범의 편입니다. 정상이란 이란의 허가를 받은 통항이 아니라 허가가 필요 없는 통항입니다.


3. 그러나 한국은 이미 허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실은 이 원칙과 다릅니다.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뒤 호르무즈에서 발이 묶인 한국 선박은 26척이었습니다.[10] 4월 4일에는 HMM 나무호가 미상 비행체에 피격된 것으로 정부 조사에서 확인되었습니다.[8] 5월에는 한국 유조선이 이란과의 협의를 거쳐 이란이 제시한 항로를 따라 처음 해협을 빠져나왔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모든 선박이 자유로운 통행을 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9] 6월 26일까지 26척 중 21척이 돌아왔고 5척이 남았습니다.[10] 8월 31일에는 장금상선이 운영하는 유조선이 오만 해안 근처에서 피격되었으며, 한국인 선원은 없었습니다.[11] 9월에도 유조선 피격은 이어지고 있습니다.[13]


선원의 목숨과 화물을 구하는 일이 먼저이므로 이 협의는 실용적으로 정당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란의 허가와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통한 통항이 관행으로 굳어지면 허가제가 선례가 됩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두 항로 모두를 자국 영해 안에 두겠다고 요구하고 선박당 고액의 ‘서비스 요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12] 이 보도는 한 매체에 기댄 것이어서 확인이 필요하지만, 사실이라면 문제는 호르무즈 한 곳에 그치지 않습니다. 수출입을 바다에 의존하는 한국은 허가제가 다른 해협으로 번지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4. 원칙에 맞는 파병의 설계


원칙을 결정의 근거로 삼는다면 파병도 원칙에 맞는 형태여야 합니다. 원칙의 이름으로 강제력을 휘두르는 순간 그 원칙은 스스로 무너집니다. 통항권은 강제 집행의 면허가 아닙니다. 1949년 코르푸 해협 사건에서 국제사법재판소는 영국 군함의 통항권 자체는 인정했지만, 그 뒤 영국이 알바니아 영해에서 단독으로 벌인 소해 작전은 알바니아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14] 필자는 다음 조건을 제안합니다.

  1. 임무: 상선 호위 등 방어적 임무에 한정합니다.

  2. 지휘: 한국군이 단독으로 지휘하며 미국 주도의 연합작전에 편입되지 않습니다.

  3. 절차: 헌법 제60조 제2항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습니다.

  4. 통보와 동의: 이란에 사전 통보하고, 해협을 접한 오만 등 연안국의 동의를 구합니다.

  5. 불가·종료 조건: 파견이 자유 통항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거나 한국 선박의 위험을 오히려 높이는 경우에는 파견하지 않고, 조건이 해소되면 철수합니다.


이 설계는 헌법과도 맞물립니다. 헌법 제5조 제1항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합니다.[15] 임무가 방어에 한정될 때에만 이 조항과 충돌하지 않습니다. 또한 2004년 이라크 파병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헌법재판소는 파병 결정이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했습니다.[16] 사법부가 막아 주지 않는다면 판단의 책임은 국회와 국민에게 돌아옵니다. 그래서 국회 동의 절차가 더욱 중요합니다.


5. 예상되는 세 가지 반론


첫째는 무임승차라는 비판입니다.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확보한 항로의 혜택을 보면서 자기 몫은 내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원칙에 따른 파병은 한국이 자기 몫을 스스로 정해 지겠다는 것이므로 이 비판에 대한 답이 됩니다.


둘째는 선택적 적용이라는 비판입니다. 이 원칙은 호르무즈에서만 유효하지 않습니다. 대만해협에서도, 남중국해에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원칙은 모든 해협에 함정을 보내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모든 해협에서 같은 말을 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이 잣대는 중국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2016년 남중국해 중재재판소는 중국이 구단선 안의 해역에서 협약이 허용한 범위를 넘는 역사적 권리를 주장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고, 중국은 절차에 참여하지도 결과를 수용하지도 않았습니다.[18] 통항을 제한하는 행위, 그리고 경제적 압박으로 상대의 결정을 강요하는 행위는 상대가 미국이든 중국이든 같은 잣대로 물어야 합니다. 2017년 사드 배치 때 중국이 한국에 가한 관광·자동차·유통 분야의 경제 보복이 그 선례이며,[19] 이 말을 하는 데에는 대가가 따를 수 있습니다. 필자는 한국이 그 경험을 독자적 입지를 다지는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보지만, 이는 필자의 추론입니다. 그럴 각오가 없다면 원칙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셋째는 대가의 포기입니다. 미국의 요구를 지렛대로 삼아 얻어낼 수 있는 반대급부를 한국은 포기하게 됩니다. 필자는 이 비용을 알고도 명분을 택합니다. 명분과 실리가 부딪힐 때 명분을 택했다고 분명히 밝히는 것이 원칙을 지키는 방식입니다.


6. 기다림은 전략이 아닙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리자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존슨 대통령이 1968년 재선을 포기했어도 베트남전은 1973년까지 이어졌고, 닉슨 행정부는 1971년 주한미군 7사단을 철수시켰습니다. 닉슨 독트린이 동맹국에 더 큰 방위 부담을 요구한 결과였습니다.[17] 지도자가 바뀌어도 동맹의 청구서는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동맹국에 대한 분담 요구가 특정 지도자의 기분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일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추론입니다. 기다리는 동안의 비용은 한국이 치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9년 1월까지 남아 있습니다.


7. 말할 근거를 좁히는 결정


원칙에 따른 독자 결정이 모든 비판을 잠재운다고 필자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란은 여전히 자국의 조건을 주장할 것이고, 미국은 한국이 자신들의 요청에 응했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국내에는 반대도 남을 것입니다. 다만 이 결정은 세 방향에 분명한 답을 줍니다. 미국에는 이것이 굴복이 아니라 한국이 공표한 기준에 따른 결정이라는 것을, 이란에는 한국이 문제 삼는 것이 이란이라는 나라가 아니라 허가제라는 관행이라는 것을, 국민에게는 결정의 기준과 조건이 공개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중잣대라는 비난에 가장 덜 취약한 결정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새로운 이익이 아니라 원래의 정상입니다. 그 정상을 이란의 허가로도, 미국의 요구로도 정의하지 않는 것. 그것이 한국이 호르무즈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주권적인 선택입니다.


필자 주(사실·추론 구분): 이스라엘의 역할과 전쟁 이전의 세계에 관한 서술, 동맹국 분담 요구가 구조적 흐름이라는 진단, 사드 보복의 경험이 한국의 독자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은 필자의 인상 또는 추론입니다. 이란의 통행료 관련 내용은 단일 매체 보도에 기댄 미확인 정보입니다. 참고문헌 [1]은 기사 본문 열람이 제한되어 표제를 근거로 했습니다. 유엔해양법협약·코르푸 해협 판결·헌법 조문의 세부는 인용 전에 원문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1] CNBC, “‘We will remember’: Trump warns countries to help secure Strait of Hormuz as shipping stalls,” 2026.3.16. https://www.cnbc.com/2026/03/16/trump-demands-allies-secure-strait-of-hormuz-oil-iran.html

[2] 주간경향, “미 ‘한국 호르무즈 파병 여전히 기다리는중’…결단 압박,” 2026.9.5. https://weekly.khan.co.kr/article/202609051031001/

[3] Al Jazeera, “South Korea says US-North Korea talks possible, rules out Hormuz deployment,” 2026.9.18. https://www.aljazeera.com/news/2026/9/18/south-korea-says-us-north-korea-talks-possible-rules-out-hormuz-deployment

[4] Hugo Grotius, Mare Liberum (1609).

[5] 유엔해양법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1982) 제38조, 제44조, 제87조. 국문·영문 전문: https://www.korea.kr/archive/expDocView.do?docId=28380

[6] 한국일보, “유엔해양법 내달 발효,” 1996.1.31.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199601310069668602

[7] Nilufer Oral, “Transit Passage Rights in the Strait of Hormuz and Iran’s Threats to Block the Passage of Oil Tankers,” ASIL Insights 16(16), 2012. https://www.asil.org/insights/volume/16/issue/16/transit-passage-rights-strait-hormuz-and-iran%E2%80%99s-threats-block-passage

[8] 디지털타임스, “발묶인 한국 배 26척 언제까지…피격 이어 해방프로젝트 재개 검토, 불안감 가중,” 2026. https://www.dt.co.kr/article/12061937

[9] 뉴데일리, “호르무즈 갇힌 韓 유조선 첫 통항 개시 … 26척 억류 사태 돌파구 열리나,” 2026.5.20.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6/05/20/2026052000217.html

[10] 서울신문, “‘5척 남았다’ 한국 선박 8척 호르무즈 해협 추가 통과,” 2026.6.26. https://www.seoul.co.kr/news/economy/2026/06/26/20260626500053

[11] 서울신문, “충돌 거세진 호르무즈… 韓 장금상선 유조선 피격,” 2026.9.3. https://www.seoul.co.kr/news/international/2026/09/03/20260903012007

[12] Tech Times, “Iran Demands Control Over Both Strait of Hormuz Lanes, Rejects Oman’s Voluntary-Fee Plan,” 2026.7.28. (단일 매체 보도, 미확인) https://www.techtimes.com/articles/321913/20260728/iran-demands-control-over-both-strait-hormuz-lanes-rejects-omans-voluntary-fee-plan.htm

[13]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Conflict With Iran,” Global Conflict Tracker (2026.9 기준). https://www.cfr.org/global-conflict-tracker/conflict/confrontation-between-united-states-and-iran

[14]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Corfu Channel (United Kingdom v. Albania), Judgment (Merits), 9 April 1949, ICJ Reports 1949, p. 4. https://www.icj-cij.org/case/1

[15] 대한민국헌법 제5조 제1항, 제60조 제2항.

[16] 헌법재판소 2003헌마255·256(병합) 결정(이라크 파병 헌법소원 각하); 한국일보, “‘이라크 파병은 통치행위 사법적 판단대상 안된다’,” 2004.4.30.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200404300041765781

[17] CSIS, “The Meaning of U.S. Troop Withdrawals from Korea.” https://www.csis.org/analysis/meaning-us-troop-withdrawals-korea

[18]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 In the Matter of the South China Sea Arbitration (Philippines v. China), PCA Case No. 2013-19, Award of 12 July 2016. https://docs.pca-cpa.org/2016/07/PH-CN-20160712-Award.pdf

[19] Troy Stangarone, “South Korean Losses from China’s THAAD Retaliation Continue to Grow,” Korea Economic Institute of America, 2018.1.16. https://keia.org/analysis/south-korean-losses-from-chinas-thaad-retaliation-continue-to-g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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