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전 뽕을 따던 아가씨들은 모두 서울로 가서 정든 사람과 정든 고향을 잊어 버리고 버스 안내양이 되거나 봉재공장 공장장 강공장장 밑에서 미싱사로 일했다. 한 편 논밭 갈고 누에 치며 농사짓던 황소같은 시골사나이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서울로 따라 왔다. 나는 늦된 편이라 몇 년 전부터 서울이나 근처 신도시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제는 왜 남들은 고향을 버릴까 하는 의문이 든다,
도로의 흐름을 잠시라도 놓치면 자극적인 클락숀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의 표정은 무미건조하고 짜증이 섞여있다. 서울보다 신도시가 더 심하다. 신도시 주민들은 모두 외지에서 흘러 들어온 속칭 이방인들이기 때문에 유대감도 없고 서로에게도 적대적인 경우가 많다. 오히려 50년전부터 모인 주민들이 있는 서울이 훨씬 시골스럽다. 나는 한국의 신도시 정책이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신도시는 중심지 역할도 못하고 정서적 만족감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수도권 전철이 춘천이나 천안 또는 양평 같은 지방 도시로 확장되자 초기에는 지방 도시의 상권이 소멸하면서 고전적인 중심지 이론이 맞는 듯 보였다. 책이나 가방을 사거나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서울 가는 전철에 기대 앉은 젊은 나그네를 보는 일이 흔했다. 심지어는 지방 도시 내부에서도 시장이 소멸하고 대형마트가 발달했다. 이런 현상이 교통이 발달하면 중심지가 발달하고 주변부가 쇠퇴한다는 '중심지 이론'이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교통 발달의 이유로 수도권에 편입되는 현상이 보인다. 지방 도시들이 신도시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교통보다 통신이 훨씬 더 발달해 지방과 서울과의 관계가 점차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상품은 택배로 주문하고 있으며 인간관계도 점차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 다시 고향으로 갈 때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고향이 쇠퇴하는 이유는 디지털 문화에 적응 못한 노인 분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대가 지나면 교통 수단이 좋은 지방은 다시 흥 할 것 같다. 아마 가장 쇠락의 길로 가는 것은 신도시일 것이다. 일본의 다마 신도시 같은 신도시가 실패했음에도 지방 도시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그 당시 또는 일본의 특성상 디지털화가 되어 있지 못하거나 산지가 많은 일본의 특성상 교통수단의 확장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참고 삼아 말하자면 나는 지방 도시에 돈 될만한 부동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 즉 사심이 없는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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