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화를 무척 사랑하지만 안드로메다에서 지구를 넘보는 것만은 참을 수 없다.” - 나는 지리적으로 상당히 확장된 내집단 의식을 가지고 있다.
1970년대 이전 트럭으로 운송업을 하던 나의 부친은 영화관이 없는 한국의 시골로 떠돌이 영화상영업자들을 운송해주고 운송비를 받곤 했었다. 대형천막을 치고 밤에 부락민들에게 괴수영화나 마카오나 홍콩 등을 배경으로 한 느와르 영화를 상영하곤 했는데, TV도 없던 시절에 시골 사람들이 외부 문물을 접할 수 있는 귀한 순간으로 환영받았다. 하지만 간혹 영화상영업자들을 태운 트럭을 외부의 침략으로 상상한 젊은이들이 모여서 돌 등을 던지며 저항(?)하곤 했다. 남북한을 오가며 활동하기도 했고, 만주에서 명태장사를 하다가 파산한 적이 있던 부친은 그 일을 회상하면서 무척 신기해했다.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부쿠데타의 배경에는 오랫동안 쌓아 온 군인집단의 내집단 의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그들은 외부와의 교류보다 군인집단의 내부교류를 강화하면서 다른 세계를 형성해 왔다고 한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의 민족주의도 안드로메다의 침공을 경계하는 내 생각보다는 훨씬 내집단화된 의식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국에서도 검찰 등의 내집단 의식이 크게 문제가 된 적이 있지만 내집단 의식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서 사회발전을 저해한다. 내집단은 필연적으로 집단의 이익과 충돌할 수 있는 외부를 적으로 규정짓기 쉽다. 때문에 외부와 갈등관계를 일으키는 일은 필연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국의 박정희 소장이 주도한 1차 군부 쿠데타는 외부사회를 개혁한다는 명분과 실제로 경제개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능력을 발휘함으로서 아직도 평가에 대해서는 좋고 나쁨이 갈리 우고 있지만 전두환 소장의 2차 군부 쿠데타는 ‘하나회’라는 내집단이 주도한 명분 없고 저열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은 양자역학의 기초를 확립한 독일의 과학자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 – 1976)와 막스 플랭크(Max Karl Ernst Ludwig Planck, 1858 – 1947)의 대화에서 막스 플랭크가 히틀러의 유태인 탄압을 비판하며 한 말이다.
그들도 독일인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그 대부분이 지난 대전에서 다른 모든 독일 사람들과 같이 독일을 위해서 생명을 바쳤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누누이 설명하였지만, 히틀러로부터 아무런 이해도 구하지 못 했습니다. 좀 더 심하게 말한다면 그런 인간과는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대화의 언어가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는 이제는 확실히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되었으며, 누가 무슨 말을 하면 그것을 다 번잡하고 성가신 것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원본은 모르겠고, 한국어로 [부분과 전체]라는 제목으로 40년 전에 출판된 책이다. 학교 공부가 급한 고등학교 3학년 때 읽었는데, 전체적인 시야를 갖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 것 같았다. 우리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시대에 살고 있고, 어떤 나라는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면서도 상당히 강한 내집단 의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앞으로 안드로메다의 침공을 대비하여 모두가 뭉칠 때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항상 시야가 좁아짐을 걱정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