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는 어려운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적대감의 측면으로는 미국에 대한 원인과 동북아시아의 주변부에 대한 원인(이 부분이 더 강한 듯하다)이 겹쳐있다. 고립된 소국의 입장으로서는 핵무기로 패기를 부려야 하는 조건이 무척 충실하게 산적해 있다. 결국 책임론을 이야기하게 되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으므로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여 년 전 북한의 도로망을 구글어스로 탐색해 본적이 있는데, 한국의 경제개발 초기의 위대한 성과였던 경부고속도로나 경인고속도로와 같은 고속도로망이 북한에는 이미 존재해 있었다. 평양을 중심으로 원산, 신의주, 남포, 개성으로는 고속도로망이 이미 확보되어 있었다. 그런데 승용차 몇 대만 운행되고 있었다. 경제개발에 가장 필요한 조건인 물류망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에 김정은 위원장이 관료들에게 경제법칙을 어기지 말라는 언급을 한 적이 있지만 20여 년 전에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과 생산시설의 연계는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던 것이다. 고속도로가 벤츠승용차들의 놀이터로밖에 활용되지 않았던 것은 진부한 이념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황폐해진 국토를 재건하기 위해서 한국은 군대의 수송트럭을 ‘후생사업’이란 명분으로 최대한 활용했다. 군대의 수송병들은 부족한 한국내의 물류수단을 보충하기 위해 운전석 옆에 카빈소총을 세워놓고 빨치산들이 출몰하는 산악도로를 운행하곤 했었다. 북한도 군 수송트럭을 경제개발에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 결과 부유한 지역들은 또한 대규모 시장에 상대적으로 가까우며 그 시장이 바로 그들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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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내 말이 기꺼이 오류라고 판명되기를 바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심-주변 패턴은 거기에 있다. 즉 유럽의 빈곤한 지역들은 일반적으로 시장들로부터도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다.
- [ Geography and Trade ] by Paul Krug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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