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농부가 트럭을 타고 산길을 오르다가 귀부인이 고급승용차를 타고 빠르게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농부는 큰소리로 외쳤다. 암소! 그러자 귀부인도 맞받아쳤다. 돼지! 그리고 잠시 후에 산모퉁이를 돌자마자 귀부인의 승용차는 거대한 암소와 충돌했다.
학창시절 외국잡지에서 본 유머인데, 이념적 오해와 편견이 담겨 있다.
몇 년 전에 인터넷에 한국의 흉가를 소개하는 글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거주하는 청와대를 흉가라고 소개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대통령들의 운명은 비극적인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모두 이념 탓이다.
한국의 대통령제는 오랜 군사정부를 거치면서 강력한 권한을 가진 신(新/New) 대통령제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어떤 대통령은 강력한 권한을 이용해서 개인의 이익을 챙기기도 하고 어떤 대통령은 얼떨결에 추대되어 의도하지 않게 자신을 왕으로 생각하다가 파탄이 나기도 하였다. 그 이면에는 이념으로 비약된 국민들의 편견과 과장이 바탕이 되어 있었다.
오랫동안 이념문제의 부작용을 관찰하는 내 입장에서는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대통령의 정책실패, 국민 개개인의 건강상태, 사회적 불만 등의 문제를 이념과 결부시켜 과장하고 비약시킨다. 사회의 저변에서 사람들을 살펴보고, 인터넷 댓글 등을 보면 이념적 사고에서 비롯된 증오심이 가득하다. 한국형 대통령제가 정책문제가 아닌 정치보복이란 비합리적인 단어와 엮이는 이유는 이념이라는 비합리적인 단어가 집단사고의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요즘 누군가가 의원내각제 개혁에 관한 의견을 내놓았다. 시민의식이 부족했던 시대에는 강력한 대통령제가 필요 했지만 서서히 시민의식을 갖춘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떠오르는 시대를 맞아 집권적 대통령제를 의원내각제로 개혁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아니면 핀란드처럼 평시에는 의원내각제로 국정을 운영하다가 국가 비상시에는 집권적인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는 이원집정부제를 도입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진보와 보수가 대립하는 이면에는 왕권투쟁이 있고, 이념은 왕권투쟁의 수단이 되고 있던 것이 현실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