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복잡한 일에 말려들어가 있을 무렵이었는데, 어떤 한국 대통령의 고향을 방문했다. 그 대통령이 고생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재래시장을 둘러보며 사람은 다르지만 함께 생각을 해 보았다. 고생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곳의 고생이 나중에 어떻게 국가정책으로 반영되어 나왔을까. 하는 문제들이었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을 했다면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런 짓은 자주 했는데, 나는 청년기에 중국 지도자 등소평을 마음에 많이 두었다. 이념으로 분단된 한반도에 어떤 해결책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작은 체구에 치밀하고 거대한 정신을 가진 지도자가 중국인과 세계에 미칠 영향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증기기관차 화부로 일했던 등소평을 생각하며 주물공장의 용광로에서 일하기도 했다. 닮아서 나쁠 것은 없었다. 요즘은 독서를 많이 하고 5개 국어를 하면서 중국과 세계의 ‘관계’에 힘썼던 주은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본다. 한국의 하층 근로자에 불과하지만 생각할 자유는 있지 않은가.
요즘은 중국정부로부터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말이 나온다. 시진핑 주석은 문화혁명기에 토굴생활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요즘 중국정부는 공산당 일당체제와 시장경제체제 사이에서 제대로 된 통치이념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국민통합이 필요한 상황을 겪고 있을 수도 있고, 필요 이상으로 확장 시킨 경제를 순수한 시장경제가 아닌 국가주도의 자본통제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한계를 겪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진핑 정부는 요즘과 같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세계화 시대에 편입되어 있으면서 기초과학부터 첨단기술까지 골고루 발달한 중국 산업기술과 거대한 내수시장을 믿고 지구촌 내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살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중국을 만든 것은 등소평과 주은래의 세계화 정신일 것이다. 모택동은 초한지와 삼국지의 영웅전설에 길들여진 중국국민들의 특성을 잘 이용해서 권력을 잡았지만 아주 오래전 일의 연장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래도 이집트 보다는 짧은 역사다.
중국 정부는 좀 더 개방적이고 자유주의 정부로 변해야 한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지구촌을 ‘푸른 바다’로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산주의 이념이나 민족주의 이념같은 구시대의 이념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지금의 기형적인 체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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