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이념문제나 통일문제에 관해서 의견을 표명하다보니 한반도의 가장 중대하고 근본적인 사안인만큼 온오프라인을 통한 불협화음이나 간섭등을 느끼는 적이 많았던것 같다. 때로는 가시적인 증거를 확보해 놓기도 하지만 신뢰감없는 행위에 연루되는 일이 싫어서 크게 문제삼지 않았던것 같다.
10여년동안 수없이 인터넷기사를 보면서도 댓글을 단 적이 2004년도쯤에 다섯번정도밖에 없는것 같은데 주장하는 문제의 설득력은 신뢰감에서 힘을 얻으며 그 기준은 내 스스로가 지켜줘야한다는 생각때문에 자기검열을 한 것같다.
물론 인터넷댓글로 의사소통을 하는 의견들이 신뢰감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민주주의적인 정치참여와 의사결정에서 정치적 공론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독일의 사회철학자 하버마스(Habermas 1929 ~ )의 말처럼 인터넷을 통한 의사소통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버마스는 이밖에도 시민은 소통을 통해서 구조에 저항해야 하며 입헌주의 국가에서는 헌법이 시민들이 애국심으로 연대하기위한 구심적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하버마스의 이야기에서 저항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남북의 대치상황에서 이념대결이라는 합리적인 논리를 내세울 수 있는 사이버사령부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과관계를 살펴서 합헌성(合憲性)과 실리(實利)를 생각해 본다면 적절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했던것 같다.
국정원의 인터넷을 통한 적극적 정치형성행위가 문제가 되어 국정원해체의 여론이 생기자 북한정부도 한 몫 거들어 국정원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한국의 적성정부(敵性政府)인 북한정부가 국정원해체를 주장하면 그 의견이 한국에서 받아들여져서 국정원해체에 힘이 될것이라는 생각은 북한정부는 전혀 하지 않는것이 좋을것 같다. 오히려 국정원존립과 개선의 의지를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북한정부로서는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끌어낸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이처럼 원칙을 지키지 않는 일들은 원인과 결과를 반드시 연결시키고 마는것 같다. 신뢰감이 없는 전 정부의 여러가지 일탈이 상대적으로 전 정부와 대비해서 신뢰감이 보여질수 있는 현 정부의 신뢰감까지 연대해서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는것도 의문스럽다.
여러가지 정보가 개방될수 밖에 없는 정보화 시대에서는 신뢰감에서 설득력과 권력이 힘을 얻을 수 있는것 같은데, 사이버사령부는 인터넷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개개의 시민들보다도 신뢰감을 지켜야하는 중대함이 더 큰것 같다.
위의 북한정부의 국정원해체주장의 예에서도 보듯이 정부나 정부기관은 국민여론과 대치상황이 되버린 후에는 신뢰감의 상실로 설득력과 권력을 잃어버릴수 있는 사태를 실리적인 입장으로도 생각을 해 봐야할것 같다. 불순세력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여론형성에 같은 방법으로 대응했다는 사이버사령부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방법에 있어서 무게의 수준을 같이 낮추어버렸다는 점은 실패한 방법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