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에 60대 노인이 많은 일터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었다. 해병대 하사관 줄신의 한 노인이 리더였다. 명문대학의 연극영회과를 졸업한 노인은 매우 사나웠다.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 거친 사회의 풍파를 겪었다. 군대 시절 기관총 자루로 매일 맞았다고 한다. 정치적으로는 극우적 성향을 보였다. 나와는 별일 없이 지냈다. 그러나 노인이 컨디션이 안 좋은 날 큰 일이 벌어졌다. 안 좋은 컨디션을 해소하기 위해 팀원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때로는 주먹질도 하였다. 그것을 제지하는 나에게 무지막지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살살 피하는 나를 이기지 못하자 노인은 회사 중앙건물 현관 앞에 누웠다. 그리고는 젊은 놈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소리쳤다. 그 사건으로 노인과 나는 해고되었다. 노인은 사장 앞에서 젊은 놈의 술수에 걸려들어서 해고 된다고 투덜거렸다.
권위주의 통치 아래서 고통을 받으며 성격이 망가진 노인이었다. 그리고 연극 영화인답게 마음대로 상상했다. 히틀러도 화가였다. 풍부한 상상력이 방향을 잘못 잡은 탓이다. 이념이 광기와 결혼하면 극우나 극좌라는 괴물을 낳는다.
한국을 비롯하여 프랑스, 스웨덴, 이스라엘, 일본같은 서구 민주국가에서는 극우세력이 정치적인 권력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의 잔영이 남아있는 국가는 극좌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러시아의 푸틴이 우쿠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얻는 것이 없다면 러시아의 옛 세력은 이념적인 망상을 무기삼아 푸틴을 밀어낼 것이다. 중국은 강청일당이 극좌세력을 규합하여 문화대혁명을 일으켜서 역사를 후퇴시켰다. 마오쩌뚱도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을 개혁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한 편으로는 진성 공산주의자인 북한 군부와 이전에 국가적으로 양성해 놓은 사회주의 전사들의 쿠데타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점진적으로 개혁할 것을 권유했다. 지금 한국의 계엄사태를 보니 내 생각이 맞은 것 같다.
극우나 극좌는 기존 질서로부터 피해를 입었지만 기존 질서에 편승하여 힘을 얻으면 좀 더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고 망상하는 이들이다. 그래서 극적인 개혁 세력보다 더 극적으로 기존 질서를 지키려고 한다. 개혁은 지식과 지혜가 필요하지만 극우나 극좌는 기존 질서로부터 피해를 입으면서 배운 것이 많았던 것이다. 즉 탄압당하면서 탄압하는 방법도 배웠던 것이다. 어쨌든 극우나 극좌는 평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어두운 정신병의 세계다.
한반도에 살고 있으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북한도 매우 이상했는데, 요즘은 한국도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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