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서 주식이나 펀드 같은 화폐경제 부문에 전혀 가담하지 않고 직접적인 근로를 바탕으로 한 실물경제 부문에만 참여했다. 아무래도 국가경제는 실물경제를 바탕으로 해야 견실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일하는 사람을 천대했다. 근로시간은 길고, 급여는 작았으며, 근로복지는 처참했다. 근로에서 만들어진 부가가치는 모두 화폐경제나 부동산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농부와 제분업자와 제빵업자가 있는 건전한 국가가 있다고 가정하자. 농부가 밀을 생산하여 500원에 제분업자에게 판매하면 밀가루 생산업자는 600원에 제빵업자에게 판매하고 제빵업자는 빵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700원에 판매한다. 그러면 그 나라 국민 총생산(GDP)은 부가가치의 총액인 500원+100원+100원=700원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국가의 분위기가 근로를 천대하자 농부는 토지를 버리고, 제분업자와 제빵업자는 공장을 버리고 그 동안 저축해 놓은 돈으로 주식, 부동산, 금융투자에 가담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국가와 사회에 재고해 놓은 밀, 밀가루, 빵의 재고가 소진되자 국민 모두는 좋은 집과 돈을 쌓아 놓은 채로 굶어 죽었다.
일본이 그랬고, 한국이 그러고 있고, 영국이 그런 것 같다. 아니 자본주의 사회가 대부분 그렇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이념적으로 보지 말고 순수 경제학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
요즘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이 위기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일까?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Richard Phillips Feynman 1918-1988)은 양자 역학의 기이한 법칙을 공부하는 학생에게 이것을 보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말한 바가 있다.그런 생각은 불가능한 난센스의 블랙홀에 빠지는 것과 같으며 이런 양자수준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들을 표현하는 용어로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은 양자역학이 아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라는 질문에 답이 있어야 한다.
- [ FORECAST] by Mark Buchanan -
아마 뷰캐넌은 금융은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답이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강력한 주장을 하고, 중국은 부동산 문제로 미래가 암울하다. 전쟁 후에 패전한 독일과 일본은 급속히 성장하여 경제대국이 되었다. 더구나 일본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의 도움까지 받았다. 이게 모두 실물경제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사회라는 핑계로 실물경제를 천대하게 되면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 재앙을 불러들인다.
근로자의 복지같은 실물경제 분야를 강조하면 좌파적이라는 누명을 씌운 전통도 지금 닥쳐오는 비극에 한몫했다. 경제의 치유와 기본의 충실이라는 순수한 관점으로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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