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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22일 일요일

전문적 환상과 생명력 / 시진핑

인간이 어떤 환경에 놓여 있든지 그 곳의 분위기를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닌듯 하다. 법조인은 법조인들의 세계에 몰입되어 있고, 정치인은 정치인들의 세계에 몰입되어 있으며 종교인들은 말할 것도 없이 종교인들의 세계- 종교 경전의 세계- 에 몰입되어 있다.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그 세계의 쓸모없는 전통과 몰입에 대하여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할때가 많았는데, 요즘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이 '동양적 민주주의'라는  정체불명의 용어를 만들어 내며 황제적 권력을 가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오랜 전통과 습관을 없애는건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https://hyeong-chun.blogspot.com/search?q=%EC%95%84%EB%8B%B4%EC%8A%A4%EB%AF%B8%EC%8A%A4+%EB%B6%84%EC%97%85

우리가 경제적 자유주의에 대하여 공리성과는 상관없이 이기심을 위하여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지만 원래 경제적 자유주의의 선구자인 아담스미스의 생각은 아니었다. 시진핑은 그냥 중국의 오랜 황제적 전통과 혁명지도자인 마오저뚱의 퇴보적 길을 답습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일을 하고 있는듯 하다. 사람이 늙어갈때 개혁심보다는 수구적 전통을 답습하기 쉽다는 증거만 보여주고 있는듯 하다.

수십년전 어느 날, 서울 거리를 배회하다가 교보문고에서 판매하던 밀로즈[권력의 장악]과 미국 저널리스트인 Harrison Salisbury 의 [THE LONG MARCH /대장정]를 사서 읽었다. 밀로즈의 [권력의 장악]은 어렵고 제미가 없어 읽다 말았고, 대장정은 책의 내용에서 풍겨 나오는 생명력이 매력적이라서 반복해서 읽었다.

https://hyeong-chun.blogspot.com/search?q=%EB%8C%80%EC%9E%A5%EC%A0%95

이런 책을 좋아하니 좌파적 사고가 있지 않나 하는 오해도 살법한데, 고등학교시절 내내 속칭 우파적 언론인 [주간조선]을 매주 구입해서 앍었고, 특히 그 속에 연재되던 베트남 민족해방전선(NLF)의 고위 간부였다가 전향한 트루옹누탕의 회고록을 빠짐없이 읽었는데, 이념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은 신뢰받고도 남을만한 생각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10년후 매우 어려운 처지에 빠졌을때 그냥 생명력의 관점에서 Agnes Smedley 의 [Battle Hymn of China]를 읽으면서 견뎠는데, 고난을 극복할려는 몸부림과 훗날 모택동의 수구적 변신은 이념의 문제가 이닌 인간 개인의 문제에 관심을 좀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시진핑의 변신은 매우 개인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 경제를 살린 국부의 모습도 아니고 동양적 민주주의의 선구자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중국에 생명력을 가져다 준 선배 지도자들, 주은래와 등소평의 노력을 허망하게 만드는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동양의 정치지도자들은 서양과 같이 자발적 혁명에 의해서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하지 못하고 위로부터의 개혁에 의존한 동양 민중들의 약점을 잘 이용하는듯 하다. 국가주의적이고 수직적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일본이 그렇고 심지어는 공산혁명의 무용함을 확인한 러시아에서 푸틴은 짜르 형태의 수구적 지도자로 회귀할려고 한다. 황제적 국가와 황제적 권력의 학습효과이며 늙어가는 권력자들의 개인적인 파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는 새로운 생명력과 활기를 되찾을 수도 없을 뿐더러 서서히 퇴보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물론 북한과 한국은 이런 모습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